불안함을 내려놓는 순간 시작되는 변화
나는 어릴 적부터 늘 불안함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런 성격을 고치려고 해도 자꾸만 불안해지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걱정을 하며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었다.
일본으로 이민을 온 뒤, 불안은 더 심해졌다.
올해 중순, 나는 1년 동안 준비해 온 중요한 시험을 치렀는데 결과는 두 달 뒤에나 나온다고 했다.
이미 끝난 일인데도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그 문제 답 몇 번으로 했더라?”
“실수한 건 아니겠지?”
같은 생각들에서 도무지 벗어날 수 없었다.
합격일지 불합격일지 머릿속으로 수십 번을 돌려보며 가슴 꽉 막힌 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결과는 합격이었다.
그동안의 걱정이 무색할 만큼 안정권으로 통과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나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구나.’
최선을 다해놓고도, 이미 지나간 미래를 붙잡고 불안해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고 몰아붙였다는 걸.
그리고 그 두 달의 기다림은 불안만 가르쳐준 게 아니었다. 기다림 속에서도 여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지금도 나는 비자 발급을 기다린 지 벌써 세 달째다.
비자 생각만 해도 진절머리가 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미 다 했다는 걸 알기에
이번에는 ‘이젠 내 손을 떠난 일이구나’ 하고 인정하기로 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덕분에 이번 기다림은 비교적 평온했다.
불안에 매달리는 대신, 몇 년 동안 미뤄두던 브런치를 시작했고, 글을 쓰면서 기다림 속에서도 나만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무언가에 최선을 다했다면, 그다음은 시간의 몫이 아닐까?
불안한 시간을 버티기만 하는 것이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으로 채울 수 있다면
기다림 속에서도 성장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고
그 여유는 삶을 조금 더 가볍고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