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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려니 Oct 25. 2023

흩어지는 이야기



불꽃의 열망으로 향이 피어오르고

눈꺼풀을 내리면 문이 열린다

의식의 새벽길에서 들려오는 소리


‘온전한 이야기를 부려낼 수 있는가’


소리 따라 숨 놓을 때마다

이전 윤곽과 기억들은 검은 공백에 잠기고

몸을 메우던 기공의 막들

푹 푹 터지고

앉은 몸의 구멍마다 피어오르는 향연香煙


한 줄기 두 줄기 열 갈래 만 갈래

혈과 혈을 구부러지며

촘촘히

몸을 틔우는 연기들


막은 것과 막혀 있던 것과 알몸이고 싶던 것들

참던 숨 터트리고


몸에서 몸을 뺀 것들 빠져나갈 때

나란 것은 흩어지고

자리에는 향을 남긴 이야기뿐

나를 태워

오직 향으로만 남은 아름다움뿐


다시 눈을 뜨면

형체로 닫힌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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