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탄생>을 쓰면서
세 번째 줄에 앉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려운 수업이라 모두가 도망가고
남은 사람들끼리 서로의 글을 읽었습니다.
참으로 소중한 시절이었습니다.
제 태도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선생님도,
그 소리에 함께 머리를 숙이는 친구도 없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에게
보물 같은 사건이 찾아온 것은 아닐까.
그것은 자다가도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그녀는 잠옷 위에 흰 목욕가운을 입고 있기도 하고
말없이 문 너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더군요.
그렇게 스물세 살의 제가
서른한 살의 저에게
최고의 관찰자가 되었다가
깨달음을 주는 주인공도 되었습니다.
꼼짝없이 인생을
다시 살고 왔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날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