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일상의 반복.
코로나보다 나를 더 지치게 만드는
세상의 소리들, 내 안의 소리들.
어제는 수면 위로 산란하는 빛의 율동을 보며
희망을 품었다가도
오늘은 천 길 물웅덩이 밑바닥에
홀로 남겨져 내 귓가에만 먹먹히 들리는
내 안의 잡음 속에 갇혀 산다.
이게 다 뭐하는 짓인지 싶다.
내가 쫓는 것이 다 무슨 의미인지 싶다.
온 세상의 신음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눈을 감아도 잔상이 남는다.
새벽녘에 눈을 뜨면 다시 잠들기가 힘들다.
곧 날이 밝으면
나는 아이들과 치러야 할 전쟁터로 돌아가겠지.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당장 눈앞에 처리해야 하는 일들에 매몰되고
곧 처리할 예정의 일들이 대기하며
순번을 기다릴 것이다.
초점을 잃은 렌즈처럼
물에 젖은 아스팔트를 달리는 것처럼
앞으로는 가고 있는데 거기가 어디인진
알 길이 없다.
너무나도 매몰찬 현실. 동시에
차가우리만큼 평범한 일상이
날마다 포개져 다가온다.
어떤 것이 진짜인가.
이게 다 뭐하는 짓인지 싶다.
정말 사람들이 고프다.
그래서 너무나도 사람들에게서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