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그린 스탠리 아이슬란드 텀블러 473ml

갖고 싶다, 지나가는 생각으로

by 썸머

26. 1. 29. 목. Am 12:58.

이 시각 책상에 앉아(기운이 없다. 의욕이 안 인다. 스트레칭할 여력이 안 생긴다. 그래서 앉아 있다) 책상에 앉아 핸드폰을 충전하면서 두루마리 화장지 위에 두고 유튜브로 크리스 이슈를 보고 있다.

에바. 좋아하는 러시아인 여성(여자보다 여성이라는 게 더 부드러운 표현 같다). 그녀 앞에 쨍한 초록색의 텀블러가 놓여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가(에바라고 이름으로 쓰지 않고 그녀라고 대명사를 사용하니 이성으로서 에바를 좋아하는 남자가 쓴 글 같이 읽어진다) 가지고 있는 백 프로 스타벅스로 예상되는 텀블러가 갖고 싶어졌다.

네이버에서 '스타벅스 텀블러'로 검색. 바로 나오지 않아 녹색을 붙였다. 스크롤을 조금 하니 나왔다. 클릭 3만 원 후반대 가격에 배송비포함하면 45천 원 정도. 더 찾아보니 473ml 외에 710ml도 있다.

둘 중 어느 사이즈일까? 스크랩한 사진을 확대해서 봐 보고, 영상을 다시 틀어 들고 마시는 모습을 보고,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 음료수 든 유리잔과 비교해 보며 가늠해 보았다. 잘 모르겠는데 473미리 일거 같다는 쪽으로 기운다. 검색해 볼 때 473미리 텀블러는 밝은 초록인데 비해 710미리 텀블러는 어두운 녹색(초록은 싱싱하고 선명한, 녹색은 탁한 것도 어울리는 느낌, 개인적인 초록과 녹색에 대한 이미지)이다. 산다면 밝은 초록의 473ml 텀블러를 사고 싶다, 갖고 싶다.

컵을 좋아하는지도 몰랐는데 집에 컵이 여러 개인 걸 보고 나중에 좋아한다는 걸 안 케이스. 집에 컵이 많아 더 이상 컵은 안 사야겠다고 생각한 지도 오래전.

그런데 불쑥 사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다시 차오른 건 아마도 내 기분이 우울모드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침체된 상태, 의욕저하인 상태, 멍하니 귀차니즘이 든 상태. 몸도 마음도 가라앉아 있다. 우울이 쇼핑을 자극하는 거 같다. 사라고, 기분전환하라고, 이쁘다고, 사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고 충동질이다. 기분 좋게 넘어갈 수도 있고 돈생각하며 저울질하다 장바구니 놀이만 하고 그칠 수도 있다. 생각은 내가 방에 가져다 둔 물컵을 초록 텀블러로 바꾼 상상까지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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