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이 떠난 호주 가족여행 - 4
호주 여행 셋째 날, 오늘은 시드니 근교에 있는 바다, 본다이 비치로 가는 날이다. 호텔에서 선크림을 잔뜩 바르고 근처 카페를 들렸다. 크로와상, 오렌지주스와 커피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근처 정류장에서 해변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열린 창밖에서 부는 바람이 상쾌하다. 호주에서 교환학생을 갔던 언니의 얘기엔 재밌는 소재가 많다. 골드코스트 서핑 수업, 요정펭귄들이 사는 필립아일랜드, 시드니 유람선까지 여행기를 들으며 기대는 점점 커진다. 버스를 타고 가는 40분이 짧게 느껴졌다.
도착할 때가 되자 멀리서도 한눈에 바다가 보였다. 빨간 버스에서 내리고 우린 그대로 멈춰서 주변을 둘러봤다. 야자수가 늘어지고 빼곡히 주차된 차들과 늘어진 기념품 상점과 줄줄이 이어진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수영복만 입고 돌아다니는 거리의 사람들을 보니 본다이 비치에 온 게 실감난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에 목마른 우리는 카페를 찾았고 길게 늘어진 줄을 보다가 맥도널드에 들어갔다. 선글라스를 끼고 해변으로 갈 채비를 한 채 천천히 걸어갔다. 사진으로만 보다 본다이 비치를 눈앞에서 바라보니 말이 안 나왔다. 넓고 긴 해변에 깊은 곳까지 다 비치는 투명한 물색이 아름다웠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바다의 파란색을 담아가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해변 앞 주차장 벽을 따라 화려한 색감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점점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발걸음이 바다와 가까워질수록 내리쬐는 햇살은 강렬했고 온몸이 타들어간다. 하얀 모래가 아주 곱고 부드러웠다. 비치타월을 한 장 깔고 태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놀이를 할 생각 없이 왔는데 가벼운 수영복 차림에 여유롭게 노는 해변가의 사람들을 보니 바다로 뛰어들고 싶어 졌다. 수영은 못해도 물장구를 쳤다. 파도가 높게 쳐서 서핑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해변에 있는 사람들마저 한 폭의 그림 같다. 오래 머무르고 싶었는데 뜨거운 햇살에 몸이 지쳐갔다. 열기를 식히러 아이스버그에가기로 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언니가 인스타그램에 나온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다. 바다 위에 얼음 한 조각을 떼어 놓은 듯한 사진을 보고부터 꼭 가고 싶었던 곳이다.
본다이 비치에 있는 아이스버그는 클럽하우스, 레스토랑, 수영장과 바가 있어 결혼식과 파티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아이스버그 수영장은 절벽에 만들어져 높은 파도의 바닷물이 수영 장안으로 밀려들어온다. 수영장은 인당 8달러면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