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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미 Nov 26. 2019

투표권은 있지만 투표소가 없어서

이렇게 개선하면 좋겠어요

장애인차별철폐위원회는 오래도록 '투표 환경'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 240만 장애인에게 투표권은 있지만 투표소는 없다며 비장애인의 참정권만이 제대로 실현된다고 주장한다. 열악한 환경은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마다 반복되었다. 장애인의 원활한 투표를 위해 개선하고 보완하면 좋을 점들을 추려 보였다.


이렇게 개선하면 좋겠어요

선거 자료

시각 장애인은 선거 자료를 접하기 어렵다. 매년 날아오는 종이 선거물은 그대로 분리수거함에 들어간다. 그렇다고 점자 선거물을 만드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시각 장애인은 10명 중 1명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선거 정보 홈페이지에 음성 서비스를 만들어 시각 장애인에게 링크를 공유하는 것이다. 홈페이지 음성 서비스는 녹음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글자를 인식해 읽기 때문에 도입하기 어렵지 않다.

엘리베이터

선거관리위원회 조사 결과 투표소 중 20%는 지하나 2층에 있는 반면 엘리베이터가 없다. 승강기를 설치할 수 없거나, 1층에 투표소를 따로 마련할 수 없다면 사전에 지체 장애인이 이동하기 편한 투표소를 안내하면 좋겠다. 지체 장애인은 엘리베이터를 찾으러 다른 길을 찾아야 하거나 문이 잠겨 직접 요청을 하는 불편함을 겪는다. 심한 경우 투표를 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한다.


비밀투표

일부 투표소는 지체 장애인을 위한 임시 투표소를 1층에 설치한다. 1층에서 기표한 용지를 관리인이 2층으로 가지고 올라가 투표함에 넣는 방식이다. 이렇게 임시 투표소를 이용하면 비밀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본다는 이유로 선택을 바꿀 가능성이 있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의사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인권침해의 문제도 나타난다.


시각 장애인의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기표를 할 수 없어 활동 보조인이나 참관인이 직접 도장을 찍어준다. 본인이 원하는 후보를 뽑았는지 확인 할 수 없다. 음성을 듣고 버튼을 누르는 방식과 같이 직접 투표할 수 있게 한다면 직접투표와 비밀투표가 보장될 것이다.

수화 통역사와 보조용구

1인 7표제의 경우 세 가지의 투표를 한 후 남은 네 가지의 투표를 한다. 혼란이 오는 사람은 선거 관리자에게 방법을 묻고 이해한 후 투표를 한다. 수화 통역사가 없는 투표소에서는 언어 장애인이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없다. 수화 통역사를 전부 배치할 수 없다면 사진과 쉬운 말이 적힌 안내판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보조용구는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한쪽 팔이 없는 사람들이 용지를 접기 위한 투표 용지 고정 장치, 시각 장애인을 위한 확대 돋보기, 지체 장애인을 위한 낮게 설치한 투표소 등이다.

동등한 한 표가 될 수 있도록

공공시설의 접근성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투표소는 아직 멀었다. 장애인의 투표율이 낮다고 비판하기보다 먼저 투표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 바뀐 환경으로 그들의 정치적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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