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zzo-Juice
우리는 끊임없이 외모를 평가당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어떤 날은 내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자신감에 넘쳤다가, 어떤 날은 누군가가 지나가면서 툭 던진 한마디에 기가 죽어서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안 좋을 때도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자신을 정말 사랑하고, 자존감이 높고, 어느 정도의 뻔뻔함과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말 진심으로 부럽다. 그와 정반대로 나는 뻔뻔함 0%, 나를 평가질 하는 타인의 언행과 말에 콧방귀를 뀌며 무시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은 5%, 톡 치면 깨질 것 같은 유리멘탈 95%을 가지고 있다.
나 자신을 사랑하자, 나는 다른 사람들이 평가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이야. 난 너무 예뻐!
라고 매일매일 자기 주문을 거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금방 자신감을 상실할 수 있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인스타그램 같은 사진 기반 SNS나 유튜브와 틱톡 같은 영상 커뮤니케이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일상 속의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이 아닌 남들에게 보이는 카메라 렌즈 속 나의 모습을 무척이나 신경 쓰고, 외모를 가꾸고 외모를 평가하고, 외모를 평가당하는 일에 매우 익숙하다. 어쩌라고? 나만 신경 안 쓰면 돼! 라고 매일 다짐하면서도 가끔은 좌절하기도 하고 끝없이 자존감의 하락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마는 나 자신과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Lizzo의 Juice라는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우선 가사의 일부분의 보면 이렇다.
Mirror, Mirror on the wall
Don't say it cause I know I'm cute
거울아, 거울아
말하지 마, 나도 내가 귀여운 거 아니까
I be drippin' so much sauce
Got a bih lookin' like RAGU
내가 소스(매력)을 너무 많이 흘려서
날 RAGU(국민 파스타 소스라고 불리는 소스)처럼 바라봐
Lit up like a crystal ball
That's cool, baby, so is you
That's how I roll
크리스탈 볼처럼 잔뜩 꾸몄어
멋지다 너도
그게 바로 내가 사는 모습이지
If I'm shinin', everybody gonna shine
I was born like this, don't even gotta try
내게서 빛이 난다면, 너희들도 모두 빛나
이렇게 태어난 걸 어떡해? 굳이 노력해서 얻은 것은 아니야
I'm like chardonnay, get better over time
난 샤르도네 와인처럼 시간이 갈수록 훌륭해지지
It ain't my fault that I'm out here gettin' loose
Gotta blame it on the Goose
Gotta blame it on my juice, baby
내가 여기서 정신줄 놓는 건 내 잘못이 아니야
Goose(술 이름)를 탓해야지
흘러넘치는 내 매력을 탓해
여기서 나오는 'juice'는 '매력, 진정성'이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과일을 짜서 나온 농축액으로 만든 것이 주스라고 할 수 있는데, 과일의 농축된 액체인 주스처럼 나 자신의 매력과 진정성을 'juice'로 표현한 것 같다. 경쾌한 앨범 자켓 속 밝게 빛나는 그녀의 미소와 경쾌하고 밝은 노래의 멜로디 덕분에 나도 모르게 듣는 내내 내 안에 구석구석 숨겨진 긍정적인 에너지까지 모조리 발산되는 느낌이 들었다. 가사를 모르고 노래만 듣더라도 경쾌한 비트와 소울 넘치는 그녀의 목소리에 어깨를 들썩들썩거리게 될 것이다.
Lizzo는 2013년에 데뷔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7년에 발표했던 <Truth Hurts>라는 곡이 넷플릭스 드라마 Someone Great의 OST로 삽입이 되면서 무려 빌보드 1위까지 역주행하게 되면서 Lizzo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됐다. Lizzo는 플러스 사이즈 몸매를 가지고 있다. 사회적인 미적 기준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신의 매력을 당당하게 보여주며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그녀! 뮤직비디오나 공연 영상을 보면서 밝고 에너지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푹 빠져버렸다.
사람은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다. 날씬하든 뚱뚱하든. 머리가 길든 짧든. 코가 뭉툭하든 뾰족하든, 자신의 외모가 어떻게 생겼든 간에 우리는 모두 아름답고 예쁜 구석을 가지고 있다. 사진 속 나의 모습이 어떻든, 사람들이 나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말하든, 그건 상관할 바 아니다. 외모가 주는 기쁨과 슬픔은 한순간일 뿐이고 내 내면의 당당함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가득 담은 시선으로 얼마나 친절하고 관대하게 대하는 지가 우리가 가져야 할 아름다움의 기준이 아닐까?
오늘도 나는 Lizzo의 Juice를 들으면서 거울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주문을 걸어본다.
난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