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데우는 소리

식탁단상 : 한 숟가락의 온기

by 지하경

톡톡 찰랑-

딱딱한 달걀 껍데기에 금이 가 깨지고, 탱글한 노른자와 투명한 흰자가 수분과 함께 한꺼번에 후드득 쏟아진다. 바닥이 둥근 작은 스뎅볼 안에서 벽을 타고 찰랑인다.

톡톡, 찰랑-

달걀 3개에 물 120ml, 참치액을 눈대중으로 조금 추가한다. 새우젓으로 간을 할 때는 소금을 조금 더한다.

찰찰찰-

젓가락을 이용해 달걀물을 말끔하게 풀어준다. 반복되는 마찰음 사이로 휘휘 섞이듯 풀어진다.

작은 뚝배기에 풀어낸 달걀물을 담고, 불 위에 올린다. 숟가락이 뚝배기의 바닥에 닿도록 담가 천천히 저어가며 약한 불에서 서서히 익힌다. 단단히 굳어가는 달걀찜의 표면을 숟가락으로 뚫고 안쪽을 확인한다. 맹탕 물이다가 차츰 성글한 부분이 생기기 시작한다. 국물이 자작한 상태의 달걀찜을 기대하며 뚜껑을 닫고 익힌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보드라운 달걀찜을 뚝배기에서 한 국자 담뿍 떠서, 그릇에 옮겨 담아 아침 식탁에 낸다.

국그릇에 조금 담긴 밥 위에, 밥보다 더 큰 덩어리로 숟가락 가득 달걀찜을 떠올려 살포시 얹는다. 숟가락의 둥글고 넓적한 면을 이용해 살캉 누르면 단면을 드러내며 작은 덩어리들이 깨어진다. 숟가락의 날 선 부분과 넓적한 면을 함께 이용해, 깨어진 달걀찜 덩어리를 밥 알갱이와 슬쩍 비벼주면, 서로가 어우러진 채 잠잠하다. 연 노란색 밥에 간장이랑 참기름을 조금씩 더해 간과 향을 입힌다.

이어, 소복이 한 숟가락 쌓아 입 안에 가득 머금는다. 코끝에 고소함이 먼저 닿고, 보드라운 식감의 달걀찜과 밥 알갱이는 입안에서 몰캉하며 한데 으깨지고, 후루룩 목구멍을 타고 꿀꺽! 사라진다. 부드러운 식감과 뜨끈한 온기가 겨울 아침 찬기운은 슬쩍 밀어내고는, 몸을 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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