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단상 05. 감정
돌이켜 화가 나는 상황들을 살펴보면
무력한 내가 서 있다.
아무런 진심도 관철되지 않는 상황에
우두커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어물쩍 머무르며
애를 태운다.
시간이 흐르면
마음이 희석되면
기억도 흐려질까.
아니면
무력함을 넘어
무기력을 느끼게 될까.
온전한 상실을 경험한 듯
허탈한 무력감이 쏟아져 내리고
나는 그 안에
파묻혀 버리는 기분.
마땅히 함께하고 있는 자리에서
무력감은
내가 가진 역할과 자격을
박탈당한 기분을 들게 한다.
무력함이 주는 실각의 실감.
내가 가진 모든 역할이
사라진 듯한 상실감.
그 상실감은
상황을 외면하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