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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변잡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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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summer Jan 15. 2021

내 딸의 유니버스


1살이라는 나이를 먹느라

부쩍 고집이 생기는 너.


 마주치며 웃어주고

물개 박수 쳐주고

단둘만의 시간에 단 한순간도 딴생각을 할 수 없는

감정노동이 힘들어 나온,

유모차 뒤로 숨은 무표정이 용서받는 책길


그러다 유모차에서 너의 울음이 퍼져 

세상 사람들 손가락질할까 조마조마마음에 

시트를 돌려 마주 보고 걸었지.


뒤로 가면 재미없진 않을지

어지럽지는 않을지

너의 시야에 한 발짝 늦게 들어오는 풍경에 자극이 부족하지는 않을지.


결국 온통 네 생각.


그런데 언제 어디서나 나를 따라오는 너의 눈동자.

나의 손가락질 하나, 내뱉는 단어 하나, 장난기 담은 눈빛 하나에

까하하 하고 웃는 너의 두 눈.

빨간 볼이 한껏 터질 듯 한 미소로

침까지 흘리며 까르르 웃는 너의 입.


나는 너의 세계였다.


온세상이 떠나갈 듯 울고 웃는 너에게,

내가 바로 너의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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