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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변잡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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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summer Aug 14. 2021

달님 안녕

늘 보였던 네가 안 보이는 저녁

이 시간이면 저 멀리서 쌜룩하고 나와 인사하곤 했었는데.

비가 오느라 그랬나 보다.


선선하게 부는 바람이 좋아 오랜만에 에어컨 한번 켜질 않고 하루 종일 창을 열고 지냈는데

너를 못 봐서 좀 아쉽다.


네가 너무 잘 보이는 곳으로 이사 온 뒤론

쭉 내 딸의 저녁식사 시간엔 늘 네가 있었는데.


지친 하루 끝에 나를 위한 빛이 드는 시간이었는데.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머리칼만 휘날리는 나무를 보고 있자니

너는 꽤 변덕쟁이였구나.


나는 꽤나 너한테 의지를 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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