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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ummersea Feb 24. 2020

연구실에서 내가 잘하는 건?

연구?

  교수님 성대모사.


  설마 지도 교수님을 안 따라 해 본 대학원생이 있을까? 처음에는 몇몇 쉬운 단어들만 따라 했었다. 하지만 단어들이 모이다 보니 문장도 거침없이 따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생각보다 잘 따라 해 연구실 사람들과 소소한 재미를 즐기기도 했다. 성대모사로만 끝이 났어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인턴 학생이 사석에서 본인이 앞으로 어떻게 학업을 진행할 것인지를 그림으로 보여 준 적이 있다. 그림(계획)을 보며  궁금한 것 몇 가지를 물어보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다소 놀라웠다.  


  "누나,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래서 다시 물었다. 


  "중요하지도 않은걸 그럼 왜 넣었어? 의미 없다고 생각했으면 처음부터 넣지 말았어야지." 


  옆에 같이 있던 연구실 오빠 두 명이 놀란 토끼눈으로 보며 말했다. "교수님인 줄?!". 그렇다. 교수님 따라 하기에서 어느새 교수님 닮아가기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한 교수님 아래에서 자그마치 6년이라는 시간을 지내다 보니 닮아갈 수밖에 없는 건가? 오빠들 반응을 보며 내 색깔을 잃어가는 것 같아 살짝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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