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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룸어빌리티 Nov 01. 2021

불안함을 다스리는 법

최근 마음이 많이 불안해진 것을 느낀다.


내 삶의 중요한 부분들이 각기 따로놀며 부유하는 섬같이 느껴져 한 곳에 정박시킬 수 없음에서 오는 불안.

손끝으로만 겨우 붙잡고 있는 애정어린 것들이 조금만 힘을 빼면 놓아져버릴 것 같음에서 오는 불안.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나다운 것이고 내가 원하는 것인지 헷갈리기 때문에서 오는 불안.


가족이나 가장 가까운 친구와의 대화도,

맛있는 음식도,

명상하듯 해보는 요가도, 

마음을 쉽게 잠재워주지 않는다.


어떻게든 불안을 잠재우려 애쓰는 내 맘이 찾은 것은,

신기하게도 어릴 때 부모님께서 집에 늘 틀어놓으셨던 KBS 클래식FM 주파수였다.

특정한 음악도 아닌, 

주파수를 맞췄을 때 나오는 진행자의 조곤조곤한 목소리, 

광고 없이 이어지는 클래식 음악에서 마음은 어릴 때 가족의 안온함을 느끼는 걸까, 생각했다.


어릴 때 우리집에는 사람이 있을때나 없을때나 클래식FM이 틀려 있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가장 먼저 들리는 소리는 출발FM의 경쾌함이었고,

하교 후 학원 가기 전 들른 집에는 세상의 모든 음악의 선율이, 

자기 전에는 당신의 밤과 음악이 선사하는 짙고 차분한 음악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 내게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은

그 안을 채우던 청각적 요소만으로도 떠올릴 수 있는 정신적 공간이 된 지도 모르겟다.


지금도 세상의 모든 음악에서는 James Last Orchestra의 Paintings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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