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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룸어빌리티 Oct 23. 2021

전환점

자신의 일기장이 사랑하는 사람 혹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 자신에 대한 생각들로 채워질 때가 오면 어른이자 서른이 된 거라고 했다.


처음엔, 

서른 즈음이 결국에는 이 세상 혼자 살다 가는 인생이구나를 깨닫는 때구나,

그래서 남들과의 관계보다 나 자신에 집중하며 평정을 찾게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세상을 더 많은 사람들과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관계를 좋아하고, 힘들어하고, 어디까지를 용인할 수 있고, 배려할 수 있는지 - 그게 먼저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체력의 총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직장과 사회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기 때문에

사적인 관계에 있어서 조금은 영악해진 내 자신이 

지금까지도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그저 외부 환경으로써의 관계로 끝날 정도가 아닌, 내 삶에 더 깊숙히 관여하도로끔 용인한 상대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타인과의 관계가 미래의 나를 쉐이핑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질문은 나는 어떤 미래의 나를 꿈꾸는가,

그리고 이 관계는 그러한 미래의 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서 양립할 수 있는가다.


그래서 관계를 고민하다보면 나를 고민하게 된다.

그게 먼저 정립이 되어야 이 관계를 어디로 끌고 나갈 지, 어느정도 깊이로 대할 지가 결정이 된다.


바람이 차지고 캐롤을 듣기 시작할 때가왔다.

'마무리'의 때를 맞으면서 올 한해 관계들도 반추하는 게 습관이라면 습관인데,

항상 바깥을 관찰하는 마음 속 망원경보다 내 안을 살피는 현미경을 꺼내든 올해의 내 모습이

새롭기도 하고 낯설다.


각자의 '마무리'가 각자의 기준에서 만큼은 전진을 이루어내려는 과정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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