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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set엄마 Feb 21. 2020

한결같음이 어려워질 때

그동안 글쓰기를 쉬었어요

내가 지금 하는 생업 외에 또 무얼 잘할 수 있을까라는 깊은 고민 중에 다시 발견했던 어릴 적 취미와 특기.  바로 책 읽기와 글쓰기였다.  할머니의 표현에 의하면 어린애가 나가서 뛰어놀지를 않고, 방바닥에 배를 깔고 책만 보고 있니? 하시던 말씀이 기억이 난다.  대단한 책을 읽은 건 아니고 만화책과 하이틴 로맨스 소설이 나의 독서의 기쁨을 안겨주던 책들이었다.


작년 여름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생각보다 빨리 작가 선정이 되었다는 이메일에 뛸 듯이 기뻤다.  당장이라도 하루에 몇 개라도 되는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을 거 같았고, 자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이런 글을 써야지 하고 많은 글감들을 떠올렸다.  마음만은 이미 작가였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는 참 쉽지 않았다.  핑계를 말하자면 정말 많겠지만, 굳이 들추고 싶지 않다.  한결같은 사람을 늘 동경하고, 아이들에게도 한결같은 사람이 되자고 말해왔지만 나 자신이 그렇지 못했음에 민망해진다.  나에게 한결같음을 시시때때로 일깨워주는 가족이 있다.  내 남편이자 우리 아이들의 생부!

그의 바람직한 (때론 바람직하지 못한) 한결같음을 소개하고 싶다.


시계추 같은 사람 (바람직한 한결같음)

남편은 남들보다 일찍 출근을 한다.  겨울엔 해가 뜨기 전에 집을 나선다.

날씨가 더우나 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전날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 고주망태가 되거나 늘 스스로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선다.  10년이 넘는 결혼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남편의 근 시간에 맞춰 깨워준 적이 없으며, 지각을 하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다못해 작은 약속 시간도 5분 먼저 도착해 기다려야 자기 속이 편한 사람이다.  


잔소리 대장 (바람직하지 못한 한결같음)

아직 갱년기는 근처도 못 갔는데, 그놈의 잔소리는 정말 너무너무 괴롭다.  이젠 그러려니 할 만도 한데, 아직도 한 번씩 속에서 뜨거운 게 올라오게 하니 이 역시 참 한결같다.


나는 한결같음이 때때로 힘든 사람이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원래 인생이 그런 것 아닌가요? 넘어지면 일어서고, 일어서서 다시 달리고, 너무 힘에 부치면 쉬어가기도 하는 것! 그동안 많이 쉬었어요, 이제 다시 일어서려 합니다!!!


Steady and slow wins the 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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