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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같이 화를 내던 날

새끼가 걸려있다면

by Asset엄마

여느 주말 저녁처럼 정신없이 저녁을 먹고, 나는 설거지 남편은 거실에서 빨래를 정리하고 있었다.

막내가 두 돌이 지난 가을날이었다. 아이들을 깔깔대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듯하고, 남편이 아이들 근처에 있었다.


"쿵" 하는 소리가 나긴 했으나, 남편이 옆에 있었기에 그저 어디에 부딪혔겠지 하며 뒤를 돌아보지 않았는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몇 걸음 되지 않는 주방에서 거실까지 고무장갑을 집어던지며 뛰어갔다. 막내가 소파에서 뛰다가 떨어졌단다. 남편이 아이를 들었는데 아이가 울지를 않고 축 늘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흔들어도 반응이 없었다. 앞이 하얘졌다. 남편도 사색이 되어 말도 못 하고 서로를 쳐다보는데 아이가 그제야 울기 시작했다.

"우앙!"

"119 불러"

"아이가 소파에서 떨어졌는데, 잠시 의식을 잃었습니다. 지금은 울기 시작하는데 도와주세요"


눈물도 나지 않았다. 내복바람의 아이를 담요 싸고, 설거지 하던 옷차림에 잠바만 입고 도착한 구급차에 올라탔다. 남편은 근처에 사시는 시댁에 첫째와 둘째를 맡기고 나를 따라오겠다고 하였다.


119 구급대원은 아이에게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셨다.

"이름이 뭐예요?"

"몇 살이에요?"

"어디 살아요?"

"무슨 어린이집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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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세 아이들의 성장과정, 엄마로써 느끼는 감정들을 기록합니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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