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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님 May 22. 2016

[미국 서부 여행] 14일차

PCH 종단, LA->롬폭

2014/01/07

LA에서 PCH를 따라 샌프란시스코로 출발.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데 섀도우를 열자마자 깨진 조각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아까워할 틈도 없이 출발해야 했다.

우선 LA 시내를 거쳐 가는데 코리아타운이 있는 윌셔대로를 지나갔다. LA에 와서 코리아타운을 제대로 못 봤었는데 되게 크고 정말 한국 소도시 시내 같았다. 한글 간판이 너무도 크고 자연스럽게 있어서 재밌었다.

그리고 가는 길에 어제 봤던 헐리우드 사인도 볼 수 있었다.

우선 해안도로로 가기 위해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향했다. 저 땐 저 San Francisco 표지판을 보고 "와 이쪽으로 가면 샌프란시스코래!!" 하며 흥분했지만 하루 종일 가야 한다는 걸 실감하지 못했었다.

풍경이 이국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선을 둘 곳 없이 펼쳐진 도로는 지겨울 법도 하다. 더구나 이 때는 차에 관심이 없었어서 그나마 구경거리였던 지나가는 차에도 무심했다. 이때 머스탱을 알았더라면..!!

한 시간쯤 달리니 해안이 보이는 도로가 나왔다.

어딜 가나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바다랑 하늘이 합쳐지는 것 같고 하늘색 덕후로서 너무 행복했다.

똑같은 풍경만 나올 줄 알았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이 신기했고, 어쩜 가도 가도 끝이 없는지 놀라웠다.

슬슬 점심때가 다가와서 배가 고팠는데 Lompoc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햄버거 여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적절한 패스트푸드 가게를 발견했다. 잭 인 더 박스!

어딜 가나 매운 것에 땡기는 나는 상하이 스파이스가 생각나는 스파이시 치킨 버거를 시켰다.

너무 기름져서 먹을 때마다 입술이 반짝반짝 거렸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여행은 먹는 것이 가장 즐겁지!

프라이도 컬리 프라이라고 그게 뭐가 신기하다고 좋다고 사진도 찍어가며 먹었다.

밥을 먹고 나왔는데 건너편에 '동해'라는 스시집이 있었다. 이 작은 마을에도 한국인이 사는 건가! 싶었다.

아직 쌀쌀한데 서핑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고.. 만화에 나오는 스쿨버스도 있었다. 왠지 "용비늘아 용비늘아 우리 소원 들어다오 용들이 살고 있는 용용 나라로 데려다 다오!"라고 하면 수륙양용으로 변신해서 바다로 들어갈 것만 같았다ㅋㅋㅋ

이 바위는 Morro Rock이라는 바위인데 실제로 보면 엄청 크다. Morro Bay에 있다. 잠시 산책을 하다가 바닷바람이 세고 갈 길이 머니 다시 출발하기로!

얼마 못 가 Vista Point마다 차를 세웠다. 어딜 봐도 하늘색 하늘과 파란색 바다 흰색 파도가 있었다.

또 신나서 셀카를 찍고 있는데 저 멀리 커플이 "사진 찍어줄까?" 해서 찍었다. 그리고 나는 커플의 사진을 찍어줬지.. 여행하면서 느낀 건데 미국은 사진 찍어달라는 부탁이 대부분 먼저 사진을 찍어주는 제안이다. 신기했다.

그리고 얼마 안가 똥덩어리.. 아니 바다사자들이 누워있는 곳에 다다랐다! 실제로 보니까 겁나 징그러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울음소리도 다 같이 합창을 해대서 너무 무서웠다. 느릿느릿 움직이지만 않았더라도 무서워서 도망갔을 것 같다. 자는 건지 일어나 있는 건지 모르겠어..

그런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설명!!!

직선도로를 벗어나 구불구불한 길이 나타났다. 구경은 잠시 접어두고 스피드를 올리기 시작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 말리부 도로를 Maroon5 - Lucky Strike를 들으며 달리는 것!!! 말리부는 아니었지만 신나고 흥났다.

제한속도가 20마일이었지만 다들 무슨 레이싱 게임하듯이 달려서 무서웠다!

신나게 사진을 찍고 풍경을 감상하고 놀다 보니 해가 조금씩 지고 있었다.

나는 Bixby Bridge를 찾고 있었는데 핸드폰 신호가 안 터져서 인터넷은커녕 Edge도 잡히지 않았다. 저 멀리 보이는 다리가 빅스비 다리인 줄 알고 한참을 감상했다. 사실은 아니었는데.. 다리를 지나쳐서 북쪽에서 보고 난 뒤에야 깨달았다.

오늘 찍은 사진 중 제일 잘 나온 셀카

그러다 진짜 Bixby Bridge를 보고 이거구나! 하고 깨달았다. 이미 해가 다 져서 삼각대를 놓고 찍어봐도 별로 예쁘게 나오진 않았지만 나름 명소를 봤다는 것에 만족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몬터레이로 잡았는데 도착하니 7시가 넘었고 휴일이라 가게들이 다 닫아있어서 저녁은 컵라면으로 때워야 했다. 하루 종일 푸른색을 보는 것만으로도 풍족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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