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 스탠포드 대학교
30핀용 독 스피커가 있어서 좋았던 몬터레이의 숙소를 떠나 주유를 했다. 전날 PCH를 올라오는 길에 다른 차가 "오는 길에 주유소 봤냐" 고 애타게 찾던 걸 보면 프리우스 연비가 좋긴 좋은가 보다.
쿠퍼티노 쪽으로 북진하는 도로를 탔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1 Infinite Loop!!! 신나서 표정관리가 안 되는 앱등이
일반인인 내가 입장할 수 있는 곳은 컴퍼니 스토어와 화장실뿐이었다.
펜 테스트지에 흔적 남겨놓고 신난 앱등이
이땐 4s를 썼었는데 5s가 새로 나왔었다. 지문인식으로 언락 하는 게 엄청 신기했었다.
본사 스토어는 다른 스토어와는 다르게 기념품—마우스패드, 러기지 태그, 텀블러—들이 많았다. 다 뭔가 2% 정도 마음에 안 들어서 결국 검은색 무광 텀블러 하나를 집어 들었다.
티셔츠에 적힌 문구도 굉장히 앱등이스러웠다. 아동복에 '유저 가이드가 동봉되어있지 않습니다' 라니ㅋㅋㅋㅋㅋㅋㅋ진짜 애기들이 그런 거 같아서 웃음이 났다.
딱히 구경거리가 없었음에도 한참을 스토어에서 머물렀다. 종교인이 성지순례 온 것 마냥 있었다.
다음으론 마운틴뷰로 향해서 구글 캠퍼스를 가보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글맵의 현재 위치 표시 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방문자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돌아다니는데 구글스러운 자전거를 발견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아마 캠퍼스가 무지 넓어서 그런 것 같은데 관찰해보니 G BIKE라고 구글의 자전거였다.
방문자도 타도되는진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많이 널려있어서 하나를 골라 탔다..!
손잡이에는 10의 100승에서 유래된 Google의 이름답게 0이 엄청나게 적혀있었다. 깨알 디테일.
캠퍼스가 넓어서 자전거 없었으면 못 돌아볼 뻔했다. 초록초록한 캠퍼스에 구글의 색깔이 입혀진 자전거가 너무 귀여웠다.
안드로이드 동상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안드로이드는 한 번도 안 써봐서 진짜 아샌, 진저브레드 같은 버전 네임 하나도 몰랐었다..
그래도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을 붙인다는 걸 알고 하나씩 맞춰보았다.
컵케이크, 프로요, 진저브레드, 에클레어, 킷캣.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허니콤, 젤리빈, 도넛!!!
구글은 직원인 지인이 동행하지 않으면 방문자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 스토어도.
그래서 금방 발길을 돌렸다. 다시 주차장으로 가려고 타고 왔던 자전거를 찾아 뒤를 돌았더니.. 사라졌다!
아무나 막 타고 아무나 막 갖다 놓고 하는 거 긴 한데.. 타고 온 게 사라져서 주차장까지 걸어가야 했다 ㅋㅋㅋㅋ
다음 목적지는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스탠포드 대학교였다. 근처에 큰 쇼핑몰이 있어서 그곳에 주차를 하고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부지로 보이는 곳까지 가는데도 꽤나 걸렸는데 아무리 걸어도 대학교가 아니라 거대한 식물원에 온 기분이었다. 가도 가도 끝이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이 건물까지 발견하고 도저히 배고파서 더 이상은 못 가겠다 싶어서 다시 쇼핑몰로 돌아왔다.
쇼핑몰에서 본 애플스토어가 너무 예뻤다.. 솔직히 난 뉴욕 5번가 지하 스토어보다 이게 더 이쁘다!
맵을 보고 뭘 먹을까 햄버거를 먹을까 고민하다 햄버거 가게가 맥도날드 밖에 없어서 피자를 먹기로 했다.
테라스에서 먹는데 비둘기들이 미친 듯이 공격적으로 들이대서 박스에 싸서 도망쳤다.
윈도우 쇼핑을 잠시 하다가 씨즈캔디를 발견하고는 문으로 직진했다. 예전에 씨즈캔디를 선물 받아서 먹어봤었는데 반해서 제일 큰 사이즈로 샀다. 그리고 샘플로 받은 사탕을 물고 만족스럽게 쇼핑몰을 나섰다.
샌프란에서의 숙소는 홀리데이 인 시빅센터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시빅센터 쪽은 위험하다고 늦은 시간에 절대 돌아다니면 안 된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 아무튼 날씨가 조금 흐릿해서 불안하긴 했지만 다음날 금문교 자전거 라이딩을 예약해놓고 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