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쓰지만 쓰고 싶어요.

글쓰기에 대한 소소한 다짐

by 썸머애프터눈

나는 글 쓰는 일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글을 잘 쓰는 능력을 높이 산다. 그런데 아쉽게도 스스로 글을 잘 쓰지는 못한다. 그래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나의 동경의 대상이다.


사실 '글을 잘 쓴다'는 데에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으므로 그중에서 기술적인 측면을 따진다면 내 글은 평균점을 넘겨받을 것이다. 주술 호응 등 기본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나 앞뒤 논리가 맞지 않는 문장 등을 잘 견디지 못하는 편이라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잘 쓰인 글'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은 투명함과 솔직함이고, 내 글은 이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자신이 없다. 나는 글을 쓸 때 완전히 투명하고 솔직하지 못함을 인정한다. (그래도 이 문장만큼은 더없이 솔직했다.) 나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와 같은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적당히 숨기고 싶은 것이 많은 불투명한(?) 사람이다. 솔직함의 경지는 글쓰기의 완성 단계에나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노력은 하되 욕심은 내지 않으려 한다.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요건은 담백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는 연습하면서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담백한 글을 목표로 글쓰기 연습을 해볼까 한다. 내가 생각하는 담백한 글이란 주로 있어 보이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장황한 미사여구 같은 것을 싹 뺀 간결한 글을 말한다. 짧고 간결한 문장들로 이루어진 문단을 쓰고 싶고, '그립다'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그리움이 묻어나는 글을 쓰고 싶다.


또 하나 목표로 할 것은 빨리 쓰기이다. 앞서 말했듯이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잘 쓰지 못해서 글 쓰는 데 시간이 - 엄청나게 - 많이 걸리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를 무서워하게 되었다. 워낙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다 보니 시작 조차 하기가 무서워졌다. 야심 차게 쓰기 시작했으나 중반쯤에서 멈춘 채 다시 이어가지 못하고 서랍 속에 보관되어 있는 글도 많다. 그래서 가볍게, 빨리 쓰는 연습을 통해 글쓰기에 재미를 붙여보려고 한다. 가볍게 쓰다 보면 더 많이 쓰게 되고 많이 쓰다 보면 연습이 되어 글쓰기가 조금은 더 쉬워지지 않을까.

서랍 속에 오래 보관해 둔 이 글부터 출판하면서 글쓰기 연습을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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