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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목 Oct 30. 2022

환승연애를 보며 깨달은 것들



1.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할 뿐이다.


멈춰있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고정불변의 '나'는 없는 것이다. 사람은 안 변한다고 하지만 사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변한다. 환승연애를 보면서 영원한 것이 없음을, 시간의 흐름 속에 모든 것은 허무하리만큼 쉽게 변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본 것은 규민과 해은의 관계였다. 규민을 향해 일방적인 사랑을 표현하던 해은은 결국 현규에게 마음을 돌렸고, 해은에게 따스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규민은 시즌의 말미에 해은에게 깊은 애정이 남아있음을 깨닫는다. 패널과 시청자들 대부분이 해은이 올바른 결정을 했다고 이야기 하지만, 결과는 결국 또다시 시간 속에서 피어날 것이다. 




2. 엇갈려 서로에게 닿지 못한 무수히 많은 문장들에 대하여


말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해은과 규민의 마지막 데이트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는데, 이들의 문장들이 서로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넘어 비통함을 느꼈다. 규민의 우주에 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그의 말투와 표정과 눈물에게 느낄 수 있었지만, 해은은 그 마지막 데이트로 하여금 규민에게서 완전히 마음이 떠난다. 상대방의 의도를 매번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순간순간의 문장들을 나만의 '기준'을 통해 해석할 수밖에 없다 보니 오류는 필연적이다. 대화 가운데 생기는 오류의 문제점은 희두와 나연의 대화에서 여과 없이 드러난다.


얼마 전에 친한 동생이 MBTI 검사를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었다. 동생이 내가 예상한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선지를 고르는 걸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동생에 대해서 제법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동생이 보여주는 정보로 하여금 나의 기준으로 판단을 하니 맞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판단을 멈춰어야 한다. 상대방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중요한 대화에서는 끊임없이 상대방의 의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미 대화법을 다룬 많은 책에서 언급한 방법이다. '네가 그런 말을 하니 나는 이런 감정을 느끼는데, 이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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