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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목 May 04. 2022

그만두는 행위와 시작하는 행위

그만두는 것과 시작하는 것, 그 묘한 경계


그만둔다는 것은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하게 어떠한 것을 그만두고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떠한 행위를 그만두면 그 시점을 기준으로 전과 같지 않게 된다.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새로운 것이다. 새로운 것은 기존과는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만두는 행위와 시작하는 행위는 오묘하게 맞닿아있다. 그만두는 행위가 곧 시작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반대도 당연히 성립된다. 시작하는 행위는 같은 관념적 흐름을 따라 그만두는 행위가 된다.


사람은 이 행위로 성장한다. 그러니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만두거나, 시작해야 한다. 무엇을 그만두고 무엇을 시작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기에는 늘 용기가,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그만두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시작하면 된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시작하는 것은 결국 기존의 것을 그만두는 것을 의미하니까 말이다. 일상에 뭔가를 더하는 것이다. 시작하는 것이다. 헬스장에 등록하거나, 모임에 나가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등의 기존에 하지 않던 행위들이 일상에 더해지면 사람은 성장하기 시작한다.


연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연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뭔가를 그만두거나 시작해야 한다. 건강한 관계를 보면 그 관계를 구성하는 둘 중 적어도 한 사람은 그만두거나 시작하는 행위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관계가 깨지는 것은 결국 아무도 그만두지 않고, 시작하지 않아서다. 멈춰있는 것은 무엇이든 천천히 그 가치를 잃는다. 그러니 그만둬 보자. 남자 친구에게 하던 잔소리를 그만둬 보는 것이다. 그리고 시작해 보자. 여자 친구와 데이트할 때마다 꽃 한 송이씩 줘보는 것이다. 변화는 늘 새로움을 동반한다.



4월에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오랜만이었다. 기존의 나를 그만두고 새로운 나를 시작하는 행위였다. 강습 첫날에는 준비 운동하다가 체력이 바닥나고, 온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듯하여 10분만에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다. 꾸준히 출석하며 컨디션을 올렸더니 4월 말인 지금은 다시 예전처럼 물과 한 몸이 된 듯 수 바퀴를 돌아도 쉬이 지치지 않는다. 싱그러운 봄기운과 맞물려 삶 가운데 긍정적인 에너지가 다시 역동하기 시작한다. 시작하니 그렇다. 그만두니 그렇다. 당신의 삶이 의미를 잃어간다면 무엇이든 좋으니 그만둬 보라. 또는 시작해 보라. 당신의 삶이 다시금 찬란하게 빛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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