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fzNTk8-P2to?si=8M2CUiYcRsbAZDhd
요즘 즐겨보는 오디션 프로그램(싱어게인3)이 있다. 가만 보고 있으면 진짜 엄청난 실력자들이 나와 자신들이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데, 이런 사람들이 무명이라는 게 세상의 이치(열심히 하고 실력만 좋으면 인정받는다는)를 간단하게 무시하는 듯하다.
지난 경연에서는 58호 가수가 엄청난 감성과 가창력을 뽐내 심사위원들의 마음은 물론 내 마음 또한 절절하게 울렸다. 그의 영상은 이미 100만 뷰를 넘어섰으니 수치상으로 보면 그를 향한 대중들의 관심은 너무나도 명확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에 가요계에 데뷔하여 여태 무명이었다. 음지에서만 활동을 했다면 당연한 결과였겠지만 그는 꾸준히 방송에 출연하여 필사적으로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다. 이번 영상에서 느꼈지만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이 대중의 그것과 같지 않은 것이 그가 오랜 시간 무명가수라는 틀을 깨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과연 그럴까? 이번에는 드디어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 가수로서 그 꽃을 활짝 필 수 있을 것인가?
호기심에 지난 시즌 이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가수들을 찾아보니 우승자(김기태)를 제외하고는 그때 잠시 반짝했을 뿐 여전히 무명가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이번 시즌3에서도 쟁쟁한 참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결국 전 시즌처럼 극소수의 참가자들만이 대중들에게 그들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높은 심사위원 석에 앉은 가수와 낮은 무대 위에서 평가받는 가수의 차이는 무엇일까? 실력은 아닌듯하다. 백지영, 윤종신, 임재범이야 경험적으로나 가창으로나 대한민국에서 레전드 반열에 오른 가수라고 하더라도 규현이나 선미는 가수라기보다는 연예인이 아닌가. 그저 계절(시기)을 만나 먼저 꽃 피운 까닭에 서있는 위치가 바뀌었을 뿐이리라.
자신의 시기를 만나지 못하면 꽃 필 수 없다. 그러나 꽃 피우지 못하면 또 어떠한가. 꽃 피우는 삶이 다 행복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핀다는 건 진다는 것이다. 올라가면 내려가야 하는 것이 인생... 들판에 핀 잡초 같은 삶도 삶이요, 거리에 대충 굴러다니는 돌멩이 같은 삶도 삶이요, 하루 살다가 소멸하는 하루살이 같은 삶도 삶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