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은 노트북과 인터넷, 전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할 수 있다. 마침 역마살*도 있겠다. 가볍게 짐을 꾸린 후 출국-입국-출국-입국을 반복하며 삶을 영위한다. 체류보다는 표류를 선택하는 삶이다. 돌이켜보면 이 삶이 나의 출구였는지 모른다.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사는 운명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내가 프로젝트가 되어 온 에너지를 쏟는다. 갈등이 생기면 중재를 하고 이탈자가 생기면 그 역할을 대신하며 기간 내에 끝내는 것 그게 나의 역할이었다. 6명이 시작한 프로젝트가 2명이 되어도 묵묵히 나의 프로젝트를 지켜왔다. 좋은 점은 프로젝트를 끝냈다는 점이고 우려되는 점은 끝과 동시에 소진된다는 것이다. 몰입과 방전을 반복하는 프로젝트형 인간의 삶이 되어버렸다.
어김없이 새로운 장소에 왔다. 신규 프로젝트 분석을 마친 뒤 조용히 이동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못다 한 말을 한국어로 내뱉어 본다. 그러던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팀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된다. 청년들이 모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 획일화된 진로가 아닌 개개인의 진로를 응원하는 조직. 당사자가 당사자의 문제를 탐구하는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다. 그곳에 가면 떠돌아다니는 나의 삶도 정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지원하게 된다. 그 자체가 좋았기에 포지션은 자유. 면접에서 조율하는 것으로 선택하였다. 그렇게 한국행 비행기, 아니 나의 진로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1. 한창 페이스북을 즐겨할 때 좋아하는 키워드가 있으면 보이는 대로 '페이지 좋아요'를 눌렀다.
2. 그 과정에서 우연히 위에 팀도 리스트에 포함되었다.
3. 유쾌한 짤 패러디와 문제 해결, 자유로운 업무 공간, 회식 없는 문화가 긍정적으로 보였다.
4. 지원서도 별도의 형식이 아닌 구글폼-질문 방식이었으니 준비의 부담도 줄어들었다.
5. 나는 좋은데 조직은 어떻게 느껴질까.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