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일, 하루 5시간 약속
우리의 첫 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케이의 노고가 담겨있는 일이기에 더욱 정성스럽게 준비했습니다. 그 마음이 전해졌을까요. 우리가 주목하는 문제에 공감하는 청년 분들이 참여해 주셨고 기관에서도 흡족해하는 눈치였습니다. 케이는 텅 빈 회의실을 바라보며 안도와 긴장의 눈빛을 나에게 보냈습니다. 다음 세션도 지금처럼, 아니 더 잘해야 하는데 걱정되었겠지요.
그날로 다음 세션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주 3일, 하루 5시간만 일하겠다는 나의 말이 무색해지게 일에 몰입했고 생일도 자발적으로 반납했습니다. 결국 약속을 제안한 것도 깬 것도 바로 저입니다. 케이에게 연신 괜찮다는 말을 했지만 정말 괜찮은 건가 하는 물음표를 계속 보냅니다.
케이와 일하는 지금은 새로운 지역을 여행하는 느낌입니다. 경험이 없기에 시행착오도 있지만 그 속에서 보람과 성장을 누릴 수 있었거든요. 여행에 준비물을 빼놓을 수 없죠. 중간에 노트북도 새로 장만했습니다. 우리의 꿈을 표현해 줄 그런 친구로요.
"케이 그거 알아요? 일하면서 즐거운 건 오랜만이에요. 그간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맞추고 수습하는 게 주된 일이었어요. 공감하고 이해할 겨를도 없었어요. 지금은 좋아요. 같은 고민을 하는 케이와 팀원들이 있고 나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라서요. 저 원래 말수가 적어요."
재잘거리는 나의 말을 들은 케이는 고생했다며 닭다리 한 조각을 건네주었습니다. 본인도 그래서 창업을 했고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것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겠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의 단단함이 깊이 다가왔습니다.
케이,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자꾸 머무르고 싶어 져요. 어떡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