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과 스페셜 사이

by 두두

한창 제너럴 리스트 vs. 스페셜 리스트 사이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외길 인생,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다는 것 장인 정신의 아우라는 언제 봐도 웅장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생활기록부 장래희망 칸은 왜 이리도 작은지,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은 쓸 수 없습니다. 두루두루 관심사를 가진 저였지만 늘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고 그것이 나의 어른들이, 세상이 원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제너럴 키즈는 스페셜 리스트의 꿈을 키우며 성장해 나갑니다.


그런 저를 인정해 준 곳은 바로 이 작은 조직입니다.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회사에는 기획, 인사, 회계, 영업, 마케팅 등 여러 부서와 역할이 필요합니다. 우리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케이의 회사는 1인 다역을 할 수밖에 없었고 체계를 만들어가야 했습니다.


그 속에서 갑작스럽게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식으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바쁘니까 인지하지 못하다가 어느 시점에는 헐떡이며 일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 옆에 케이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네요.


하루는 케이에게 불평 아닌 하소연을 털어놓았습니다.

"케이 저의 직무는 무엇이죠? 사실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전문가가 되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케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작은 조직이고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아서 그렇게 느낄 수 있어요. ___님은 운영의 탁월한 강점이 있어요. 제너럴 리스트의 힘을 가지고 있고 이렇게 일을 잘하고 있는 걸요."


사실 케이의 말에 불평이 녹았습니다. 그러다가 일이 힘들면 하소연하기를 반복했습니다. 하루는 케이가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제너럴 리스트, 스페셜 리스트 어떠한 것도 좋아요. 하지만 토끼가 날아가는 새를 보며 왜 나는 날지 못할까.라고 자책하는 건 각자의 특성과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토끼는 토끼의 힘이, 새는 새의 힘이 있는걸요."


맞습니다. 저는 토끼이고 관심사가 많아서 한 분야를 알아가다가 다른 돌을 두들겨 보는 그런 토끼입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만 하라고 역할을 부여하면 그때부터 힘을 잃어간다는 것을 이때 알았습니다. 케이는 초반부터 저의 성격과 특징을 알고 있었다고 해요. 그저 지켜봐 주었고 저의 어리광에 이런 비유를 해주었던 거죠.


저를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날아가는 새를 동경했고 그러지 못하는 저를 채찍질하기도 했죠. 그때마다 일 잘하는 토끼라며 격려해 주는 케이 덕분에 그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너럴 리스트, 스페셜 리스트로 나누는 것이 아닌 폴리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인재

*제너럴 리스트와 스페셜 리스트의 개념을 합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