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SD 오기 좋은 날

F43;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

by 두두
[신체부위] 정신
[표제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표제어]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한참 PTSD 밈이 유행했다. 최악의 순간을 보여주며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공감하는 방식이었다. 사진처럼 고객이 왔지만 원하는 건 모르고 당장 실행을 요구하는 순간이라면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고객을 상대하는 이들은 "아 PTSD"라며 이마를 탁 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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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밈을 만든 사람도 짤의 주인공도 여러 차례의 경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느꼈을지 모른다. 상황과 경험이 누적되어서 결국엔 비슷한 순간이 오면 괴로움에 몸부림치게 되는 그런 게 아니었을까.


나에게는 사람의 떠나감에 대한 슬픈 기억이 있다. 특정 그룹, 조직에 가면 최후의 생존자가 되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였지만 그 삶은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대학교 조별과제, 대외활동에서부터 겪고 있었으니 프로생존자라고 할 수 있겠다.) 함께하는 학생들은 이미 여러 활동을 하고 있었고 오리엔테이션 이후 대외활동의 난이도, 중요도, 리워드 등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듯하였다. 시험, 방학, 대외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시점에는 이탈자도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 속에서 한 명씩 설득하는 건 나의 몫이었다. 설득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팀장 대행, 리서처, 디자이너가 되어 있는 건 비밀이다.


하드코어의 학창 시절을 보내고 회사에 입성했다. 회사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아쉽게도 그건 나의 환상이었다. 전날 PT 준비를 하다가 다음 날 정체를 감추거나, 인수인계 없이 일감을 주고 가거나, 갑자기 병원에 실려가는 등 분명 함께 있던 사람들이 눈을 뜨면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꿈인가. 내 기운이 안 좋은 건가. 아닌데 좋은 사주라고 했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 때문이 아니라고 해도 결국 돌아오는 건 자기 비하였다.


회사에 혼자 남았다. 전화는 없는 사람을 찾으며 계속 울리고 책임자를 찾는 메일은 수없이 밀려온다. 나도 같이 사라지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버텨야지 하는 마음이 교차했고 그저 책임감이라는 단어 하나 믿고 홀로 버텨왔다. 누군가 다시 오기를 바라며.


2025-03-26 12 57 36.png ⓒ KBS, 가족끼리 왜이래


나도 악바리다. 견뎠다. 어디서 오는 힘인지 견뎌냈다. 회사도 지켰다. 한참은 괜찮은 줄 알았다. 어느 날 누군가 떠날 것 같으면 긴장하고 과도하게 두려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매일 밤 그 상황이 떠올라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경계하고 있는 그런 모습을. 하루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홀로 책상 위 짐을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람이 떠나는 것이 두려운 내가, 이제는 내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니. 누군가 붙잡아주는 전화가 없었더라면 그 자리에서 짐을 가지고 나왔을 것이다. 털썩 주저앉은 나는 한참을 나의 증상에 대해 찾아보고 그 다음날 병원을 찾았다. 나의 마음이, 잊고 있었던 나를 지켜주고 싶어서.




※ 도움을 받았던 정보


① 정신의학신문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정신건강 & 마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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