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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항수 Apr 22. 2016

책임은 정말 불편하기만 할까?

2014. 5. 9.

마지막 시간, 어떻게든 지혜롭게 풀어내고 싶었지만 결국 훈계나 다를 바가 없었다.

낮은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요즘 들어 느끼는 불편함과 실망을 전달했다.

말을 하면서도 이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과 치밀어 오르는 감정의 싸움이 계속됐지만, 결국 감정대로 행한 부분이 많았다.

아마도 아이들은 내가 왜 화났을까 생각하기보다는 화났다는 사실만 크게 다가왔겠지.


소심하지만 내가 하는 가장 큰 '저 화났어요'의 표현인 '마지막 인사를 받지 않기'까지 하고 나자 아이들도 나도 서먹하고 속상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런 시기가 찾아오는구나.

이번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접근해야 아이들이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려 노력할까.


내가 지금껏 선택했던 방식은 나도 토라지면 냉랭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나 독재의 한 면을 보여줌으로써 그것의 위험성을 느끼게 하는 것 등이었지만 그것들이 유치하고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님을 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참 못났다.


3월 말에 했던 것처럼 자신의 책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아이들이 책임이란 말을 너무 무겁고 불편하게 생각할까 걱정이다.


물론 책임과 불편은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러나 단순히 불편함만 있다면 강제력이 없을 때는 지켜지기 어렵다.

그보다는 우리의 노력이 모여 행복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아이들 스스로가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은데.


아!

그렇구나.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최근 SNS에서 진행되는 캠페인 문구가 결국 내가 아이들이 느꼈으면 하는 바였던 것이었다.

그래.

이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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