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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항수 Apr 25. 2016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도록

2014. 5. 12.

주말 동안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임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계속된 고민 끝에 낸 결론은 결국 이 답답함은 나의 조급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이 정도 가르쳤으면 아이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높은 기준이 생겼고, 그 기준만큼 아이들이 하지 못하니 아이들이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충분히 자기 몫을 하고 있다.

다만 변화의 속도가 내가 원하는 정도가 아닐 뿐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오니 두 가지 선택안이 나왔다.

1. 아이들이 변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준다.

2. 좀 더 빨리 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나는 두 번째를 택했다.

나 스스로가 지금 교실 상황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릇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아침 시간에 모둠별 지킴이를 불러 지킴이의 역할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다른 친구들이 책임을 지킬 수 있도록 상기시키기만 하면 너희들의 역할은 끝이니 괜히 화내거나 싸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킴이가 도움을 줘도 책임을 지키지 않는 아이는 그 아이의 몫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모둠 활동을 하며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예전과 달리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서로 어떤 점이 불만인지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모둠별로 어떻게 청소를 할지 회의를 하도록 했다.

식사를 마치는 시간이 달라 엉망이 되는 경우가 없도록 각자 역할을 나누거나 모이는 시간을 정하도록 하였다.

이런 조치를 취하고 나니 교실이 제법 안정감이 있었다.


이게 좋은 건지 아닌지는 여전히 헷갈린다.

하지만 내 상황에서는 적당한 선택인 듯하다.


추가.

어제 생각한 '노란 리본' 수업은 용두사미가 되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몰입하여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문구에 대해 생각하다가 그것을 책임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맥이 풀렸다.

다음에는 연결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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