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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항수 Oct 09. 2016

스마트폰을 꺼둔 만큼 나무가 자란다

앱 Forest 리뷰

거리를 나서면 고개를 숙인 사람들을 쉽게 마주친다.

걸어가면서도, 친구나 연인과 이야기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고개는 아래로 향한다.

시선의 끝에는 손바닥 크기의 기계, 스마트폰이 있다.

그 안에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

현실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볼거리들과 주변 사람보다도 나를 더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

여기서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

어떻게든 사용량을 줄여보기 위해 꺼보기도 하고 무음 상태로 두기도 해보지만 금세 손에는 다시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나 역시 스마트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해보려 노력했지만, 쉽게 조절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Forest를 만났다.

말 그대로 숲을 만드는 앱이다.

가상 세계를 다룬 흔한 앱 아니냐고?

실제로 나무를 심을 수 있다.

조건은 단 하나.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는 것이다.



앱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1. 스마트폰을 쓰지 않을 시간(1회 최소 10분~최대 120분)을 설정한다. 그동안 나무가 천천히 자란다. 시간을 길게 할수록 나무는 더 크고 예쁜 모습으로 나타난다.

2. 그 사이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안 된다. 아주 잠깐은 괜찮지만 정말 몇 초만 다른 앱을 실행해도 자라던 나무가 죽어버린다.

3. 해당 시간을 잘 버텨내면, 사용자의 숲에 나무가 한 그루 심어지고 시간만큼 사이버 머니도 받는다.

4. 사이버 머니로 다른 나무를 사거나 실제 나무를 살 수 있다.

5.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 말고도 다른 유저들과 스마트폰 오래 쓰지 않기 경쟁을 할 수도 있고, 미션을 완수할 수도 있다(이건 유료 버전에만 있는 기능인 것 같다).


앱에서 제공하는 안내는 매력적이다.

1. 나무를 심으세요.
당신의 일이 집중을 요구하는 일이라면 나무를 심으세요.

2.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으세요.
당신이 일 하는 동안 나무가 자랄 거예요.

3. 잘 생각하세요.
당신이 이 앱을 나가면 나무는 죽을 거예요(화면만 꺼두면 된다). 

4. 당신만의 숲을 만드세요.
스마트폰을 덜 만질수록 당신의 숲은 풍성해져요.

5. 습관을 고치세요.
당신의 생산성을 높이고 '스마트폰 없이' 일해 보세요.

6. Forest를 이용해서 더 효율적인 하루를 만드세요.
일도, 공부도, 친구도...



처음에는 나무와 덤불, 각각 한 종류만 심을 수 있다.

하지만 사이버 머니를 열심히 모은다면 금방 여러 종류를 키울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량을 줄일수록 각양각색의 나무로 조성된 숲을 만들 수 있으니 효과 만점~!


Forest는 이렇게 가상 나무만 심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사이버 머니로 진짜 나무를 심을 수도 있다.

Forest는 숲을 조성하는 여러 단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사용자가 사이버 머니를 내면 Forest 업체가 협력단체들에게 나무를 심을 자금을 지원한다.

이게 Forest의 핵심 아이디어다.



Forest를 사용한 지 30일 만에 드디어 첫 번째 나무를 심었다.

지금까지 모든 유저들이 심은 나무는 총 40,803그루다.

이 정도면 제법 거대한 규모의 숲 하나가 새로 만들어진 셈이다.


내 경우에는 특별히 스마트폰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면 계속 Forest를 켜둔다.

전화 같은 경우에는 받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카톡이나 문자에 답하는 게 가장 걸림돌인데, 급한 연락이 아니면 20여분 늦게 답장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과도하게 서로가 연결된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Forest를 알게 된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면서 작게나마 세상에 녹색빛을 더한다는 매력에 30일 동안 매일 사용했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싶다면 Forest로 나무를 심어 보는 건 어떨까.


Forest는 현재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폰, 크롬, 파이어폭스에서 사용 가능하다.

Forest 홈페이지(들어가면 운영체제 별로 Forest를 다운받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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