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는 아이대로 시간 맞춰 잠자고 일어나는 연습을 하며 컨디션 관리에 들어가고, 나는 당일 도시락으로 무얼 싸줘야 하나 고민했다. 학원 다닐 때 자주 싸주던 메뉴를 싸주면 익숙하니 괜찮지 않을까 소불고기, 달걀말이, 김장무조림, 따듯한 국 뭐 이런 종류면 되겠지? 물었다.
아이가 치아 교정 중이라 교정기에 음식찌꺼기가 끼면 너무 불편하다며 고기나 채소가 들어간 반찬은 빼 달라고 했다. 평소엔 별말 없이 잘 먹는 것 같더니 날이 날이니 만큼 신경이 쓰이나 보다. 그럼 뭘 싸줘야 하나. 소화 잘되고 교정기에도 끼지 않는 죽은 어떠냐 물으니 죽이나 면이면 배고프다는 글이 많다고 했다. 해서 죽. 탈락! 코로나 때문에 최소한의 횟수로만 입을 벌려도 되는 주먹밥이나 유부초밥이 나을듯해서 한동안 나는 아침마다 주먹밥을 쌌다. 참치마요를 넣은 유부초밥. 참치가 교정기에 끼어서 싫어했다. 초등학생 시절 소풍 도시락으로 즐겨 싸갔던 고기. 호박. 당근. 달걀을 다져 만든 주먹밥 그것도 교정기에 끼어서 싫다 했다. 그러더니 아이가 밥에 라면수프를 넣어서 주먹밥을 만들면 어떠냐고 했다. 세상에나... 수능날 라면수프 비빈 밥이라니.. 다른 메뉴를 다시 생각해보자고 했다. 라면수프 대신 넣을만한 게 없을까 고민하다 다진 김치를 넣었는데 그것도 싫다 했다. 고민 고민하다 해외여행 갈 때 챙겨가서 밥 비벼먹는 고추장이 생각났다. 유부초밥 간을 간간히 하고 고추장이랑 참기름을 넣어 유부초밥을 쌌다. 작은 애가 왜 요즘 아침밥이 맨날 유부초밥이나 주먹밥이냐고 물었다.
"응~ 언니 수능 도시락 연구 중이야. 맛이 어떤지 좀 알려줘."
다행히 두 딸 모두 괜찮단다. 고추장 유부초밥 통과! 역시 한국인 입맛이었다.
이렇게 수능 도시락으로 고민하던 때가 지난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큰 아이는 좀 더 나아진 실력으로 올해 또 수능을 준비하고 나는 다시 수능 도시락 메뉴를 고민 중이다. 올해는 교정기가 없어 그냥 소화만 잘되고 맛있는 음식을 싸 달라고 해서 다시 메뉴를 상의하는 중인데 다른 학부모님들은 수능 도시락 메뉴로 어떤 메뉴를 준비 중이실까? 이 사연이 방송되면 방송을 듣고 힌트를 얻고 싶다.
그리고 코로나라는 악조건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온 대한민국의 수많은 수험생들이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국의 수험생들 그리고 수험생들을 돌보고 계시는 수많은 학부모님들
모두 모두 끝까지 파이팅!!
<2021년 11월 여성시대에 소개된 사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