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친해져보기

인물 소개, 영국에서 학교를 나온 독일인

by 송다니엘

Carl Meyer.


신입생 환영회 때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집 이야기가 나와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하니, 놀랍게도 본인이 사는 같은 아파트라고 도와주었다. 재밌는 점은, 세입자와 집주인이 독일어로 Mieter. Vermieter인데 그가 이걸 거꾸로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 그 이후로, 다른 독일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이 친구는 이 두 개를 구분 못한다고, 독일인이 아니고 영국인이라고 매우 놀려줬다. 사실 이는 한국에서 서로 짓궂게 말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는 걸 보니 듣고 빡치는 것 같다.


집이 좀 사는 것 같다.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에서 공부를 한 것도 그렇고, 차가 있고, 소도시에선 거의 제일 비싼 원룸에 살기에.


배경을 들어보니, 아버지가 British American Tobacco 회사의 좀 높으신 분이란다. 유명한 담배 Lucky Strike를 파는 회사다. 담배 피는 친구들을 보며, 저 친구들이 팔아주는 담배 덕에 내가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차를 끈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환경을 파괴하는 일에 종사하니, 본인이라도 환경에 도움 되는 일을 하러 이곳에 왔다고 덧붙인다.

아버지 직장 때문에 해외 생활을 오래 했는데, 남아공, 우크라이나 키예프, 영국까지. 굉장히 글로벌하다. 그래서 그런지 독일인치고 굉장히 부드럽고 젠틀하다. 생김새 빼곤 여러모로 독일보단 영국인에 가깝다.


이 친구 차를 타고, 바이에른 숲도 다녀왔다. 영국에서 운전했으니 거꾸로 운전할까 무섭다며, 오른쪽으로 운전해야 된다고 놀렸더니, 돌아올 땐 버스 타고 오란다. 나이 상관 없이, 역시 차 있고 돈 있는 사람이 형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정말 배울 게 많은 친구다.


처음 본 날엔 어두워서 몰랐는데, 다음 날 보니 잘 생겼다. 흔히 생각하는 잘생긴 독일인처럼 생겼다. 영국에서 학사 졸업하고 바로 왔으니 만으로 스물두살이다. 얼굴이 좀 삭은 듯 하고, 머리숱이 없어서 조금 더 나이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서양인 나이를 가늠하는 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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