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독 바다청년 Nov 13. 2021

독일에서 체감하는 코로나19, 기후변화


이곳의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백신 접종 증명서만 있으면 클럽에 들어가서 노 마스크로 춤추고, 심지어 PCR 검사받는 대기줄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데 어찌 확산이 안 되겠는가. 백신 접종해도 감염되는 사례가 적지 않게 있으니, 이처럼, 몇몇 사람은 지금도 1년 전과 같이 거리두기를 해야한다고 한다. 그런 한편 언제까지 거리두기, 락다운을 할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대부분은 두 극점 사이의 어딘가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통계학 수업에서 프로그램 R을 사용하는데, 코로나 확진자 데이터를 종종 이용한다. 이를 살펴보면 굉장히 흥미롭다. 독일 몇몇 도시에선 10% 내외의 사람들이 공식적으로 확진됐다. 이를 유추해보면, 네다섯명 중 한 명은 감염되었음이 틀림없다.


또, 이곳 축구팀에서만 두 번이나 확진자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주변 사람이 감염되었다고 들은 적이 거의 없는데, 내가 직접적으로 속한 곳에서만 해도 두 번이나 있으니, 훨씬 빈도가 높다. 그런데도 따로 클럽 회원들은 자가격리는 하지 않는다. 뭐가 옳다고 하진 못하겠다. 나로서는 이제 이렇게 살아가는 게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도 든다.


한편, 클럽 동료들은 감기 걸린 사람에게 몸 빨리 나으라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백신 접종을 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많은 사람이 걸렸기 때문에 그런 걸까.


확산세가 심해짐에 따라 대면 수업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강의도 있다. 물론 다시 확산세가 번지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이마저도 익숙해진 지금. 정부의 지침이 바뀌지 않는 이상, 사람들은 계속 모이기를 멈추지 않을 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뭐가 옳다고는 못하겠다.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우리는 이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마치 UN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완화하고, 적응(Mitigation, Adaptation)하는 걸 기조로 삼은 것처럼 이 초유의 감염병에 대해서도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걸 생각하면 우리의 미래가 장밋빛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괜히 우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


결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는 것. 과소비(over exaggeration) 하지 않는 것을 강조한 어떤 강의처럼,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아가거나, 비건이 되거나, 생업을 포기하고 열정적인 환경운동가가 되는 것보다도, 우리가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끝으로, 아리스토텔레스가 매번 중용을 강조했던 게 생각난다. 옛사람들 말이 틀린 게 별로 없다. 강의에서 지속가능성의 역사를 듣다가 문득 생각한 것처럼, 이도 결국은 옛사람들이 자연과 어떻게 살아갔는지 살펴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가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일인들과 천하제일 요리대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