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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독 바다청년 Dec 29. 2021

마음이 따뜻한 독일 친구들

대림 adventkalender

성당 다녀본 사람들은 들어봤을 테다. 연중, 부활, 성탄, 사순, 대림.

대림(待臨)이라는 말은 ‘도착’을 뜻하는 라틴어 Adventus에서 나온 말인데, 대림의 첫 주일부터 한 해의 전례 주년이 시작된다. 즉 교회 달력으로 대림 주일이 새해 첫날이다.


대림과 관련된 몇 가지 교회의 전통이 있는데, 그중 하나라면, 초 네 개를 마련하여 매주 하나씩 늘려 밝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성탄이 다가옴을 보여주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미다.


또, Adventskalender라고 해서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까지, 매일 하루씩 포장된 일종의 ‘선물’을 여는 특유의 문화가 있다. 제일 전형적인 것은 초콜릿. 언제부터인가 유명한 초콜릿 회사들의 제품이 슈퍼마트 계산대 앞에 진열되어 있다. 심지어 건물 외벽에 이를 본떠 붙여놓기도 한다. 또, 일요일엔 모든 상점은 문을 닫으면서도, 크리스마스 마켓만은 열리는 것까지. 성탄을 정말 진심으로 준비하는 이들이 흥미롭다.


한편, 직접 어머니나 할머니가 본인을 위해 이를 Adventskalender를 만들어주는데도 이 배경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도 있다. 그저 그리스도교에서 왔겠거니 한다. 며칠 전엔 그 친구가 성 니콜라스 축일이라고 초콜릿을 가져다줬다. 쪽지에 적어놓기를, 성 니콜라스 축일에는 신발을 문밖에 놓는 게 본인들의 풍습이란다. 크리스마스 때 양말을 걸어놓는 거랑 비슷한 개념인가 싶다. 성 니콜라스가 산타클로스의 원형이라, 선물을 주는 건가 싶다.


매번 이렇게 받기만 하는 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만날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독일 사람들에게 가끔 우리가 생각하는 ‘정’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럴 때 보면,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준 두 사람은 얼마 전부터 연애를 시작했다. 다가올 새해를 아주 따뜻하게 보낼테다. 예쁜 사랑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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