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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독 바다청년 Dec 25. 2021

독일에서의 크리스마스

성탄

성탄. 2주간의 방학이 시작됐다.


내가 알기론, 서양인들은 20세가 넘는 순간 가족과 떨어져서 사는 줄 알았는데, 성탄을 맞아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집으로 간다. 독일 내 고향뿐 아니라, 이태리, 영국, 포르투갈, 몰도바, 요르단 등등. 우리의 설, 추석 연휴보다 길기도 하니, 그런 개념으로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단 생각도 든다.


그들과 우리의 차이점이라면 경제적 자립 여부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옆집에 사는 독일인 친구는 집세를 부모님이 내준다. 모든 경우가 같다고 할 수 없겠지만, 결국 우리와 그들과 제일 큰 차이점이라면 대학등록금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선 그것이 매년 천만원 안팎에, 생활비까지 4년간 들어가니 적지 않은 돈이다. 적어도 이곳에선 등록금이 전혀 없으니, 부모님 손 벌릴 일이 많이 없는 셈이다.


한편 국민소득이 3만불이 넘어간 시점에서 우리 또한 이를 경제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데, 우리의 사고방식은 미국의 그것과 비슷하여 이를 실행하기까지는 아주 긴 시간, 혹은 영원히 불가능할 수 있단 생각도 든다. 부모님의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은 대학 졸업 후부터 5천만원 내외의 빚을 안고 시작하는 것이니 쉽지는 않다.


각설. 나도 크리스마스 이브를 이태리 친구 가족과 저녁을 함께 했다. 원래 함께 보기로 한 성탄 전야 미사는 온갖 개똥철학. 심오한 이야기를 하다가 놓쳐버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 미사를 갔는데 어르신들만 참석하는 평소와 다르게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성탄이라고 미사에 냉담하는 가족들까지 모두 참석한 셈이다. 아마도 성탄이 지나면 다시 어르신들만 올 테다.


Stille Nacht, Heilige Nacht.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파견성가로 나온다.

먼 타지에서 깊은 감동을 느껴본다.


기쁘다 구주 오셨다.

뜻깊은 성탄과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Frohe Weihna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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