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은 사람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그 여름 안에는 연둣빛 나무들과 초록 잔디가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들도 좋지만, 나는 말없이 푸르름을 지닌 나무들을 더 좋아합니다. 조용히 내 말을 들어주는 당신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때로 돌덩이처럼 무겁다가도, 어느 순간 가벼워져 여름 바람에 흩날리듯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름, 나의 초록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적막이 이상하게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시끄러운 매미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오직 가늠할 수 없는 시간만이 머무는, 나만의 비밀스러운 여름입니다.
그러면 어느새 소녀가 되어 얼굴이 붉어집니다. “소녀 같다”라며 놀리던 당신의 목소리가, 여름의 바람결에 들려오는 듯합니다.
마지막 선물, 고맙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나를 놓아주어서,
당신 덕분에 자유롭게 날 수 있습니다.
기다란 기차가 지나가기 위해, 우렁찬 소리로 경고음을 울립니다. 그 소리에 맞춰 천천히 차단기가 내려오면, 차들과 행인들,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까지 모두 잠시 멈추어 시간 속에 갇힙니다. 이별이 아쉬운 기차는 길게, 길게 길어져 시간을 가르며 달려 나가고, 기차가 지나간 뒤 그 자리의 남겨진 사람들은 꿈에서 깨어난 듯 바삐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갑니다.
가을밤 유성이 떨어져 내려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잃었지만, 이번 겨울은 춥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가 당신을 오래 기억하듯, 당신도 나를 오래, 아니 어쩌면 더 오래 기억할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필로그>
마음속에 남은 한 사람과의 기억을 담았습니다. 그 사람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여름의 푸르름, 지나가는 계절 속 가을의 바람, 다가오는 겨울을 기다리며 여전히 변치 않는 감정과 남아 있는 마음, 자유와 사랑, 그리고 이름 모를 감정들을 글로 옮겼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에 남은 사람은 누구입니까.
잊을 수 없는 그 사람은 당신을 어떻게 기억해 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