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감성에 '퐁당' 빠지다 09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

by 유선미
지난번 올렸던 글을 연재로 옮겨왔습니다. 두 개의 동화 뒷 이야기는 연재 10으로 계속됩니다.


두 개의 동화_하나


어디인지 모를 나라, 안개로 가득한 나무숲에

눈처럼 흰 털을 가진 여우 한 마리가 살았어.

그 여우는 혼자 있는 걸 좋아했지.

조용하고 신비로운, 정말 사랑스러운 여우였어.

숲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 여우는 바람과 나무와, 별들과 대화를 나누었지.

여우는 행복했어. 삶은 완벽했지.



여우는 사람과는 본래 말도 섞지 않았어.

그런데 말이야,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사람을 만났어.

그리고 그에게 마음을 줘버렸어.

왜였을까? 아무도 몰라. 여우조차도 말이지.


그렇게 사람과 친구가 되었고

그날 이후 여우는

바람과 나무와 별들과 말을 나누지 않게 되었어.


매일, 매일 그 사람을 기다렸어.

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

발소리를 죽이고, 바람의 떨림보다 더 가볍게 움직였어.


여우의 털은 점점 윤기를 잃었고,

찬란히 빛나던 하얀빛도 사라져 갔어.


어느 날, 숲에 들어온 사냥꾼이 여우 한 마리를 보았어. 활을 쏘았지.


활 한 번

숨 한 번

여우는 힘없이 쓰러졌어.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여우는 지금도 나무숲에서 웃으며 산책을 하고 있었을까?


한참이 지난 후, 그 사람이 다시 숲을 찾을 때는

여우는 보이지 않았어.

그 숲을 떠났으니까.


그 사람은 말했어.

'그냥 꿈이었구나'

아름다운 흰 여우를 만났던 일 말이야.

그리고 그 사람은 아무 일 없던 듯 행복하게 잘 살았대.





이전 08화[연재]_감성에 '퐁당' 빠지다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