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감성에 '퐁당' 빠지다 10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

by 유선미

두 개의 동화_둘


그 신비로운 나무숲에는

흰 여우가 산다는 이야기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떠돌았어.


사람들이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존재한다는

상상의 동물, 용처럼 말이야.


남자는 우연히, 아주 우연히

나무숲을 지나가게 되었어.


길을 헤매다

맑고 깨끗한 호수를 찾았지.

그곳에 앉아, 숨을 고르며

하늘에 뜬 하얀 달을 바라보았어.


바람이 불고

어디선가 옅은 장미 향이 느껴졌어.


그때였어,

하얀 털을 가진 여우와 눈이 마주친 거야.


여우는 이상하게 도망가지 않았어.

조금 겁을 먹은 눈이었지만, 그 사람 앞에 섰어.




달빛이 내려와,

여우의 모습은 더 신비롭게 보였지.


그 남자의 눈동자에도

여우의 짙은 갈색 눈망울에도

같은 달이 떴어.


이내 달은 호수의 밑바닥으로

자꾸만, 자꾸만

떨어졌지.


세상은 온통

푸른 장미향으로 뒤덮였어.




그 순간, 남자는 소중한 무언가를 여우에게 빼앗겨버렸어.


집으로 돌아온 그는 자꾸만 여우가 생각났어.

왠지 여우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 같았거든.

하지만 갈 수 없었어.


남자에게는 돌봐야 할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이 있었거든.

그들을 두고 여우를 보러 가지 못했어.

돈을 벌면, 여우를 데리러 갈 거라고 다짐했지.


신비한 여우에 대해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고 비웃었어.


그의 시간은

여우를 따라 흐르고 있었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매일 밤 꿈에서 여우를 만났어.

결국, 모든 것을 버리고, 숲으로 달려갔지.


하지만 아무리 찾아헤매도

그 예쁜 호수도, 여우도 찾을 수 없었어.


'정말 사람들 말처럼
꿈을 꾼 거였을까?'


남자에게는

아주 달콤한 꿈이었으니까.


두 번 다시 가질 수 없더라도

일생에 한 번만 꿀 수 있었더라도

달콤하고 행복했던 시간.


그 덕분에 나머지 삶도,

모두 참아낼 수 있었어.


먼 훗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침내 그는 그 호수를 마주보게 되었어.


'꿈이 아니었구나'

어디선가 장미향이 불어왔고,

여우의 흰 털처럼 하얗고 아름다운 벚꽃잎이

호수 위로 떨어졌어.


'꿈이 아니었어'

오래도록 호수를 바라보다가,

그리워했던 시간을 향해

천천히 걸어 들어갔어.


'만약 시간을 속일 수 있다면,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는 기억으로 살아냈고, 여우는 그 기억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둘은 같은 시간 속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사랑은 높고 낮고,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다. 각자가 최선을 다해서 사랑을 하고 그것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사랑은 그 순간의 진심과 연결된 감정이니까. 그래서 모든 사랑은 언제나 순수하고 고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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