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밤

엄마의 시선 (feat. 아이)

by 해봄



-무거운 밤-


육아로 채운 하루 중에서 가장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은 바로 아이를 재우고 나오는 순간이다.


고단함과 후련함.

대견함과 미안함이 공존하는 시간.


새벽녘부터 시작된 육아로 지칠 대로 지쳐버린 내 모습을 돌아보며 느끼는 고단함과

큰 사고 없이 오늘 하루도 아이와 잘 보낸 것에 대한 후련함.

어제보다 오늘 더 한 걸음 성장한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느끼는 대견함과

아이의 속도를 찬찬히 기다려주지 못한 내가 아이에게 느끼는 미안함.


길게만 느껴지던 오늘 하루를 어찌어찌 흘려보낸 후 맞이하는 이 밤.

아이가 잠이 든 다는 것은 잠시나마 육아에서의 해방이지만,

어쩐지 자꾸만 피어오르는 생각들과 마음들로 쉬이 편해지지가 않는다.


아침을 여는 햇살에 푹 자고 일어난 아이가 "엄마"하고 부를 때면

그땐 오늘보다 더 크게, 최대한의 힘을 가득 채워 열심히 놀아줘야지.

작지만 의미 있는 아이의 성장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게 더 깊은 눈으로 바라봐야지.

내 속도로 아이를 끌어오지 않도록 느긋한 마음으로 다가가야지.


새벽녘부터 밤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마음이 차곡히 쌓인 만큼이나 무거운 밤이다.



무거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