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파스타

나의 시선 (feat. 나)

by 해봄





-식은 파스타-





배고픈 저녁시간이다. 아기와 함께 평소 좋아하는 집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다.

이 가게에서 제일 좋아하는 화이트라구파스타를 주문한다.


갓 만들어 나온 따뜻한 파스타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양을 보니 침이 저절로 삼켜진다.

아기부터 먹일까?(난이도 하) 아니다. 파스타는 따뜻할 때 먹어야 제 맛이다.

그럼 나부터 먹을까?(난이도 중) 아니다. 아기는 지금 몹시 흥분상태다.

어쩔 수 없다. 아기 한 입, 나 한 입 이렇게 번갈아 가면서 먹는 전략(난이도 상)을 채택한다.


“아~”

아기 입으로 얼른 맘마를 먹여준다.

오물오물 아기가 밥을 먹는 틈을 타서 얼른 나도 포크를 집어 든다. 파스타 면을 돌리기도 전에 아기가 또 입을 벌린다. 씹지 않는 건가?


“맘마!” 목소리가 오늘따라 더 쩌렁쩌렁하다.

오래 씹을 수 있는 큰 건더기를 위주로 숟가락에 가득 아기 밥을 담아 입으로 쏙 넣어주고는 파스타면을 재빠르게 돌려본다. 오늘따라 포크에 면이 왜 이리도 안 말리는가. 마음만 급하다.

나는 군침만 삼키고는 아기 맘마를 다시 한번 먹여준다.


이렇게 오늘도 식은 파스타 당첨이다.

파스타 하나 먹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일인가.


따뜻한 파스타에 있어서 평범함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나에게

‘평범한 일상이 가장 큰 행복이다.’라는 말은

자꾸만 말아지지 않고 떨어지는 파스타 면처럼 흘러내린다.


당연함이 특별함이 되어버린 나에게, 누군가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인가 묻는다면

고민 없이 바로



따뜻한 파스타 한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