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출근을 했더니, 책상 위에 웬 도시락 통이 하나 놓여 있었다.
"이게 뭐지?"
나의 혼잣말에, 앞에 계시던 영어 샘이 말씀하셨다.
"K가 왔다 가던데요?"
도시락을 열어보니, 작은 쪽지하나도 같이 있었고,
유부밥, 샌드위치가 있었다.
# 사모하는 선생님
그동안 무고하셨는지요? 선생님 유난히 더운 5월입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선생님이 건강하셔야 저희도 힘이 나지요. 아무튼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문득 선생님 생각이 나서 도시락을 싸 보았습니다.
먹다가 뱉거나 그러지는 마세요. 맛있게 드세요.
* 배탈 같은 식후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쓴 쪽지.
녀석의 쪽지를 읽으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녀석의 큰 손으로 도시락을 싸고 있었을 모습을 떠올리니, 웃음이 나면서도, 가슴 한구석에서 감동이 밀려온다.
원래는 스승의 날 아침에 싸오려고 했던 도시락.
늦잠 자는 바람에 마무리를 못해서 엄마께 드리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K의 어머니를 통해 들었었는데, 아쉬웠던지, 이렇게 도시락을 준비해 온 녀석의 정성.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이 더 많은, 부족한 교사.
더 뜨거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며, 아이들 곁으로 더 깊숙이 다가가야겠다.
2005.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