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2교시 수업은 책읽기 수업이다.
책읽기 수업시간에는 50여권의 책이 담긴 북카트를 끌고 간다. 아이들은 모둠별 책상배열을 수업 시작 전에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한다. 그래야 책 읽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확보되기 때문.
하지만, 수업종이 울려도 책상 배열이 안 된 반이 종종 있었다.
책상배열하고, 모둠별로 책을 차분하게 책을 읽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까지 적어도 6-7분은 소요되어버린다.
그래서 수업 준비가 안 된 반 친구들에게는 미리미리 준비를 해놓으라고 잔소리(?)를 해두고선, 그것도 안 될 것 같아 아예 책읽기 수업은 종치기 5분 전에 들어갔다.
지난 수요일 2교시도, 종이 울리기 전에 북카트를 밀고 교실로 향했다. 앞문으로 들어서려고 보니, 아이들이 아직 책상도 움직이지 않고 각자 자리에 앉아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니!
요녀석들!!!
아직도 수업준비를
안 하고 있어!!!!!!
오늘은
진짜!
혼나야겠다!!!
내 말에 아이들은 너무나 차분하고 태연하게 앉아서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저희 과학시간인데요?!!!
순간,
멈칫.
에이, 설마.
뭐라고?
저희 과학이에요.
당황스러워서 말을 더 이을 수가 없었다. 정신없이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는데, 과학샘이 오셔서,,,
제가 여기 수업 아닌가요?
하신다.
아이쿠...............시간표를 확인하니, 바로 옆반이다.
화낸것이 민망하고 부끄럽다.
.
.
.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돌아와 선생님들에게 이야기 하니, 모두 깔깔깔 웃으셨다.
그러자, 다른 선생님께서 얘기를 들려주셨다.
나두 가끔씩,
반을 잘못들어갈 때가 있어.
그러면,
앞문으로 들어갔다가
조용히 뒷문으로 나와.
애들이,
"선생님! 왜 들어오셨어요? "
하고 물으면
"나,,지나가는 길이야.
꼭 복도로만 다니라는 법 있니?"
라고 말해. ㅋㅋㅋ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 감탄했다.
역시...!
내공을 쌓아야 하는 거군요!
경륜이 느껴집니다!!!!
생각해보니, 수업준비가 좀 늦더라고 큰일 나는 것은 아닌데, 아이들이게 조금이라도 더 책읽을 시간을 확보하고 싶은 욕심이 앞섰던 것 같다.
수업 시작하자마자 준비 제대로 안 했다고 혼나고 책을 읽으면, 쉽게 책읽기에 몰입이 될까.
조금 더 부지런하게 더 빨리 들어가서, 아이들이 준비하도록 도와주면 될 것을.
얘들아!
미안해~!
다음부턴,
쉬는 시간 시작하자마자
샘이 달려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