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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here Apr 17. 2022

조동진 <작은 배>

아주 쓸쓸한 날엔....

천천히 어둠이 온다.

분주하고 요란스러운 하루를 보낸 날.


돌아와 창가에 앉아 조동진 <작은 배>를 듣는다.

조동진 작은 배

내 영혼의 노래.

마음 깊은 곳에 뭐라 알아챌 수 없는 막연한 슬픔이 고여온다.

마음속에 호수가 있다.

그리고 그 호수에 작은 배가 있다.

아주 작은 배가...


조동진의 작은 배는 중간 즈음에 탬버린 소리가 나오지만

그 마저도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다.

왜 조동진은 저런 노래를 만들었을까?

그 작은 배는 뭘 말하는 걸까?


조동진처럼 쓸쓸한 목소리가 또 있을까?


아주 쓸쓸한 날이다.

이런 날엔 조동진을 듣는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조동진은 제주도에서 살다가 죽었다.

난 사실 그의 얼굴도 잘 모른다. 내가 한참 그의 노래를 듣던 때는 거의 테이프로 듣던 때였으니까.


오늘은 왠지 그의 죽음이 가깝게 느껴진다.

죽음이 추상적이지 만은 않은 나이를 살고 있어서 그런가.


창밖이 어둠 속에 잠겨버렸다.

좀 더 글을 일찍 쓰기 시작할 걸 그랬다.

천천히 하늘이 어두워지는 것을 볼 동안 글을 쓸 수 있게.


내가 알고 있던

내가 믿고 있던

나를 받쳐주고 있던

그 모든 것들이

갑자기 모래알처럼 부서져 흩어지는 것 같은 날이다.


쓸쓸한 날이다.

그러함에도 날로 푸르러지는 이 4월의 이파리들 속에서

마지막으로 조동진의 이 노래를 듣자.

조동진 나뭇잎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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