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텔레비전에서 가수 이적이 <준비>란 노래를 부르는 걸 듣다가 눈물이 핑 돈 적이 있다.
너무나 내 심정과 똑같아서 …
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구나, 다른 사람들도 저렇게 느끼는가 보구나 하며 위로를 받았다.
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은 항상 뭔가를 위한 준비이며, 언젠가 뭔가에 골인하기 위한 연습과정 같은 시간으로 여겨질까. 늘 어느 한 지점을 위해 끊임없이 연습을 하고 있는 시간으로 여겨진다. 언제쯤 그때가 올 것이며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마치 유리창에 블라인드 쳐놓고 부지런히 상품들 진열하고 장식하고 나서 쨔잔하며 창문을 개방하고 문을 여는 그 멋진 시간을 위해 늘 준비하고 있는 느낌인 것이다.
퇴근시간이 되면 그때부터 나만의 공부를 하거나 피아노를 친다.
더듬더듬 영어를 공부해 나갈 때도 뭔가를 향해 가고 있다는 느낌으로 했다. 도대체 그 뭔가는 뭘까?
나는 영어성적으로 승진 실적이 올라가는 회사원도 아니고, 영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늘 조금씩 공부를 한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 도대체 왜 읽는지 모르겠지만 유튜브와 싸우며 읽는다. 뭘 향해 가는 걸까? 책을 통해 어떤 완성을 바라는 것일까?
물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목적 없이 계속 읽기는 한다. 하지만 때로는 책도 강박적으로 읽는다 싶을 때가 있다. 읽지 않으면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계속 읽어야 한다는 주문에 걸린 것처럼....
내 인생은 단지
무언가를 위한 준비인가
준비하고 준비하고
혹 다가올 언젠가를 위한 연습인가
연습하고 연습하다
저물어 가는 것은 설마 아니겠지
준비하고 준비하다
그렇게 끝나버리는 건 아니겠지
연습하고 연습하다
내 지금은 단지
무언가를 위한 준비인가
준비하고 준비하고
올지 모를 언젠가를 위한 연습인가
연습하고 연습하다
저물어 가는 것은 설마 아니겠지……. 이적 <준비>
나는 왜 이렇게 빠듯하게 살아가나 하며 저녁 길을 걸어 돌아올 때 드는 생각을 이렇게나 노래로 잘 풀어놓을 수 있다니…..
이렇게 준비하다 연습하다 저물어 가는 것은 아니겠지…. 뭔가 있겠지....
하지만 내가 존경하는 어떤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준비하고 연습하는 시간들이 삶의 영광이고 빛이라고.
그 어느 골인 지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꼬박꼬박 해나가는 그 순간이 위대함을 담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