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너무 좋은데 유명한 가수가 아닌가 보다. 세상에 조회수가 너무나 적다. 거의 동네에서 누군가가 올리고 친구들에게 좀 봐달라고 해서 올라간 수준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노래가 너무 좋다. 진심으로 저 가사를 알아듣고 싶다. 유명하지 않아선지 가사가 나오지도 않는다. 가사를 다 따라 써 볼까 하다가 그냥 포기한다. 대충 들어보니 사랑노래다.
Where are you come from?이라는 가사는 확실히 들린다.
노래가 좋으니 너무 궁금하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처음 이 노래를 찾았을 때는 가수에 대해서 어떤 정보도 없더니 오늘은 그래도 몇 줄 나와있다. 확실한 것은 그가 시카고 쪽에 살았고 미국 John lennon songwriting , Rocky mountain songwriting 콘테스트에서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정보가 없는 가수의 노래를 듣자니 마치 산속에 숨어 사는 어떤 예술가를 찾아낸 것 마냥 즐겁다. 단지 Rocky mountain songwriting대회에 나갔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산에 살 거라고 생각해버린다.
검색해보면 Sean maguire라는 사람이 저절로 음악사이트에서 뜨지만 그 사람은 아니다. 철자가 다르다.
우리나라 제주도처럼 호주 본토 남쪽에 뚝 떨어져 있는 큰 섬 태즈매니아를 여행한 적이 있다.
겨울에 갔는데 그곳의 느낌은 뭐랄까. 투명하고 맑고 스산하면서도 따스하고 그랬다. 태즈매니아 주도인 호바트의 거리는 겨울이라 황량하기도 했지만 조금 더 시골로 들어가니 환한 빛이 내리는 마을들은 찬란했다. 로컬 여행사를 통해 태즈매니아 시골 투어를 하루 따라갔는데 밤에 고스트 투어가 있었다. 당연히 우리나라 스타일로 여기저기서 귀신 세팅이 뛰쳐나와 소리 지르게 만드는 투어려니 했더니만 어두운 동네 이런저런 폐허를 지나며 귀신 이야기를 해주는 투어였다. 너무나 고지식하고 순하게 늙은 할아버지가 밤에 마을 여기저기를 데리고 다니며 옛날 옛날에 하면서 귀신 이야기들을 하고 다니는데 그렇챦아도 짧은 영어실력에 호주 시골 할아버지 영어는 당최 알아먹기가 힘들어 정말 황당한 투어가 되었다. 다른 일행들이 이런저런 반응을 보일 때도 맹숭 맹숭 그 밤길을 걷던 순박한 느낌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호바트에서 5일장 같은 재래시장이 섰을 때 당연히 장구경을 갔다. 호주는 겨울에도 많이 춥지 않겠거니 하고 대충 옷을 가져간 덕에 추워 떨고 다니다가 장에서 장갑도 사고 털모자도 샀다. 왜 어디서든 시장은 그리 좋을까? 어슬렁거리며 한참 장바닥을 돌아다니는데 어디선가 정말 아름다운 기타 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음악을 직접 연주해주면서 그 음악이 실린 음반을 팔고 있던 기타리스트가 있었다. 그와 그의 딸 얼굴이 너무 맑아서 특히 그 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뭐랄까… 예쁘다기보다는사랑스럽고 싱싱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인상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사람 얼굴을 보면서 그런 느낌을 가져보기는 처음이었다. 물론 음악도 너무 좋았다. 여행 다닐 때 기타 연주를 하는 버스커를 만나면 나는 늘 인심이 후해진다. 오랫동안 서서 듣고 제법 큰 지폐를 기타 케이스에 넣어준다. 음반이 있으면 거의 사고.... 노래에 곁들이는 기타 반주가 아니라 그냥 기타로만 연주하는 음악들을 좋아한다. 그 태즈매니아 기타리스트 음반은 지금까지도 내가 정말 마르고 닳도록 듣는 음반이 되었다.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그 cd 두장이 내가 가는 모든 곳에서 듣고 다니는 음악이 된 것이다. 그날 그 장바닥에 내리던 투명한 겨울 아침의 청량한 공기와 환하게 빛나던 그 소녀 얼굴과 따스한 기타 선율이 두고두고 나를 따라다녔다. 남들은 잘 모르는, 내가 우연히 만난 이 빛나는 음악은 내 깊은 자랑이자 자부심이 되었다.
Sean magwire도 마치 내가 혼자 몰래 찾아낸 예술가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준다.
이렇게 멋진 노래를 하는 사람의 조회수를 봐라 …그나마 한 달새 많이 늘었다.
태즈마니아의 자연 속에서 울리던 기타 소리처럼 어딘가 록키 산맥을 서성이고 있을 것 같은 션 맥과이어의 노래가 이상하게 마음을 끈다.
요즘 가요계 표절 문제로 여기저기 떠다니는 영상들을 보며 문득 음악의 세계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엉뚱하게.....
피아노 가장 저음에서 고음까지 박힌 음 알갱이들.
그 알갱이들로 이런저런 음악들이 만들어져 나온다. 어떤 색채로 어떤 질감으로 어떤 알갱이들을 배치하느냐로 새로운 음악 그림들이 그려진다. 그 정해진 알갱이들로 수천 년간 음악은 만들어져 쌓여있다.
표절 관련 영상들을 보다가 엉뚱하게 이런 생각도 든다.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은 마치 덫에 갇힌 사람들처럼 이제 잘 피해 다녀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 표절을 피하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 분석해야 할까. 순수하게 자신에게서 나온 음악도 어딘가 비슷한 노래가 존재할지 모르니, 모든 음악의 데이터 속에서 자기 검열을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의도적 표절은 다른 사람의 영혼을 훔치는 것과 같은 행위인지라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좀 안 됐고 불쌍하다. 이 디지털 시대의 음악인들이…
어쩌면 순수한 창작물인데도, 전혀 몰랐던 지구 반대편의 비슷한 멜로디나 분위기 때문에 멍에를 지게 될지도 모른다.
두려움이 쌓이는 세상이다.
가장 안전한 것은 은밀히 혼자 읊조리며 사는 것일까?
Sean Magwire의 For the city.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성경말씀처럼 이 노래의 색깔이나 멜로디도 다 익숙한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