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heart.

겨울새벽에.

by somewhere

추운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 그 음악이 흘러나왔다.

Return to the heart.

아주 아주 오래전에 몹시 좋아했던 곡이다.

그때 저 곡이 있던 음반 전체를 다 좋아했던 것 같다.

한동안 뉴에이지 피아노 음악이 많이 나왔지만 데이비드 랜즈는 왠지 내게 특별했다.

유키 구라모토, 조지 윈스턴 등등 대개 달콤 쌉쌀한 피아노 음악들이 많았는데 나는 데이비드 랜즈 음반을 몹시 아끼며 좋아했다.

특히 Christofori's Dream. 기억으로는 피아노를 만든 사람이 가졌던 꿈...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맞는지 굳이 찾아보지는 않는다. 기억 속에 그렇다.


추운 겨울 새벽에 울려 퍼지는 Retrun to the heart를 들으며 운전을 하는데

갑자기 세상이 달라 보였다.

마치 술기운이 퍼지면 세상 모두가 아름답게 보이고 그 어떤 사람도 다 용서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세상이 그렇게 보였다.

그 시각 아직 희무끄레한 새벽의 마지막 어둠이 거리를 감싸고 있는데, 청소차에 매달려서 쓰레기들을 치우시는 미화원분들, 거리를 쓰는 분들...

오랫동안 계속 공사 중인 도로 위 붉은 신호등이 공사 싸인등들과 어우러져 잿빛 새벽을 물들인다.

마음이 뭉클하며 갑자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

공사 때문에 복잡하게 우회시키는 길, 선을 잘 따라가며 신호등 보며 엉클어지지 않게 잘 통과하여

아파트 막 들어서니 쓰레기차가 와서 우리 동 앞을 가로막고 있다.

가슴이 뛴다. 얼른 다른 길로 차를 빼며...

나는 오늘 저 쓰레기차에 말로 할 수 없는 경외감을 느낀다.

Return to the heart.

이렇게 다들 살아간다. 추운 새벽부터 분주히 할 일들을 하며 길을 열어주고, 길을 정비하며, 쌓이는 쓰레기들을 치우며 이렇게 하루를 연다.


혹시나 하고 악보들을 뒤적여보지만 저 곡은 없다.

인터넷에서 다운 받았다.

내가 악보 없이 칠 수 있는 곡은 딱 한 곡이다.

많은 곡을 외우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날아가고 항상 Yesterday만 남아있다.

오늘 Return to the heart를 외우기로 마음먹는다.


내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다다르기를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J4L5J3NIq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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