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의 '브런치스토리' 이야기

비교하지 말자!

by 경자의 서랍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은 2022년 2월 4일이었다.

중간에 조금 쉬긴 했지만 지금이 25년 8월이니까 3년 하고도 5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브런치에 76개의 글을 썼다. 오늘 보니까 나의 구독자가 284명이다. (이 글은 쓰는 동안 구독자 2명이 늘었다)나름 뿌듯하다. 첫 구독자도 기억하지만 지금으로서의 마지막 구독자도 기억할 것이다. 내 글을 읽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기에.





책을 읽고 쓰는 것을 내 방식대로 좋아하긴 했다. 그것이 특별하다거나 유별난 것이라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잘한다거나 못한다는 평가 같은 것은 더군다나 하지 않았다. 그냥 일상처럼 했을 뿐이었다.

어느 날 '브런치스토리'라는 글쓰기 플랫폼이 있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는 내게 컴퓨터를 켰을 때 들러야 하는 곳이 하나 늘었다는 정도로 가볍게 지나갔다가 글을 올리기 위해 몇 번의 도전을 해야 했다는 글을 읽었다. '아! 이게 쉽지 않은 모양이구나! 나도 한 번해볼까?' 호기심이 생겼다.


며칠 동안 글을 쓰고 다듬어서 세편의 글을 완성했고 바로 투고를 했다. 잘난 척 같지만 내겐 의외로 다음날인지 다다음 날인지 바로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기대를 안 하고 있던 터라 더 빠르게 느껴졌을까?


자랑할 곳은 없었지만 혼자 의기양양한 기분에 한동안 들떴었다.

'별 거 아니구만..' 이러면서.

'이러다가 책도 한 권 낼 수 있지 않을까?' 잠깐이지만 유명한 작가가 되는 꿈도 꾸었었다.






나를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하는 편이라 수준 높은 글을 쓸 깜냥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내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흔히 자기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쓰면 장편소설 한 권은 쓸 수 있을 거라는 소리를 한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이 이야깃거리 없는 삶도 없으니까. 그리고 누구나 '내 삶'이 더 특별하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내가 살아온 시간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러면 남은 시간이 조금 가볍고 후련해질 것 같았다. 하지만 재미있지도 않고, 교훈적이지도 않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눈물이 날 만큼 슬픈 주제도 아니어서 누가 과연 읽어는 줄까 처음에는 걱정했었다. 그러다 '그냥 '개인적인 기록물'을 쓰는 것일 뿐이야!'라고 나와 타협하고 글을 쓰기로 했다. 그런 만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못했다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묻어 두기에는 가슴에 화병이 생길 것 같아서 털어놓는 '경자의 대나무숲'이었다.






처음에는 대나무숲 역할을 잘 해냈다. 하지만 '비교'가 역시 장애물이었다.


이곳에서 다른 이들의 글을 자주 접하게 된다. 글쓴이의 직업도, 수준도, 연령대도, 주제도, 글을 쓰는 동기도, 목적까지도 다양하다. 내 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 글은 나도 찾아 읽으려 노력한다. 너무 어려워 이해하지 못하거나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글들도 성의껏 읽고 좋아요를 누른다. 내가 힘들게 쓰는 만큼 나는 글을 썼다는 것 자체의 의미를 크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구독자가 많은 작가도 있고 나보다 적은 구독자를 가진 작가도 있다. 지금까지는 그런 것들을 눈여겨보지 않았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 저마다 다른 능력의 영역이니까.


그러다 얼마 전 우연히 어느 작가의 글을 읽었다. 글쓰기에 대한 글이었는데 브런치 시작한 지 한 달 남짓이라고 했다. 구독자가 느는 재미도 있고 글쓰기도 좋아서 브런치작가가 된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글이었다. 구독자 수를 보았더니 나의 두 배에 가까웠다. 나는 놀랐다. 지금까지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부러운 생각도 들었지만 3년 반동안 글을 쓰고도 구독자가 3백 명이 안 되는 나의 브런치가 갑자기 부끄럽고 초라하게 생각되었다. 단번에 의기소침해졌다.


이럴 때 나는, 자극을 받아서 '나도 노력해서 더 잘 써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파이팅 하기보다는 '그러니까 주제파악을 냉정하게 했어야지'라고 생각하며 주저앉는 쪽이다.


'경자의 대나무숲' 역할만 해주면 된다는 생각이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은 없지만 그 뒤로는 글을 읽을 때마다 다른 작가의 구독자 수를 민감하게 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이 작가는 브런치에 글을 얼마동안이나 썼을까를 유추하게 된다.


첫 의도와는 다르게 왜 구독자수에 연연하게 되는지 부끄럽다.

잠 안 오는 어느 날, 내 늘지 않는 구독자에 대해 분석을 하기도 했다.


엄마에 대한 솔직하고 불편한 주제여서일까?

글을 못써서일까?

좋아요를 덜 눌러서?

다른 작가구독을 많이 안 해서?






난 참 못났다. 신념이 깊게 뿌리내리지 못한 까닭에 작은 바람에도 쉽게 누워버린다.

이런 건 이래서, 저런 건 저래서

너무

빨리 눕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종이그릇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