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지만 엄마가 필요한 날

by 니콜

엄마지만, 엄마가 필요한 날이 있습니다.


누구도 내 맘을 몰라줄 때

어디에도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고 느껴질 때

내 자식이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엄마에게 가고 싶습니다.


어제가 딱 그런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대학교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시 얘기가 나오고, 어느 순간 수다의 소재가 외고생인 저희 아이에게 쏠려있더군요.


"외고생인데, 영어 1등급이 안 나오는 애들이 있다고?"

"특목고는 수능 최저 대부분 다 맞추지 않니?"

"애가 똑똑한데 뭐가 걱정이야?"


다른 말들도 합니다.


"외고.. 예전 같지 않잖아."

"블라인드 전형이라 외고 메리트도 없고..."

"특목고는 학비만 비싸고 내신 따기도 어렵고, 요즘은 내신 따기 좋은 일반고가 최고 아닌가?"


오가는 수다 속에 뭐 하나 맞장구치지 못하고, 마냥 외롭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성적이 좋아도, 그렇지 않아도... 입시생 엄마는 참 힘듭니다.

입시라는 게 붙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뭐 하나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없고, 특목고 아이라도 부모가 원하는 대로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날은 그냥 엄마 집에 가서 엄마와 함께 텃밭에서 고추랑 상추랑 따면서 하소연도 하고, 엄마가 차려준 밥상 앞에서 위로받고 싶어 집니다.


"괜찮다" "너무 속 끓이지 마라" "엄마가 항상 기도하고 있으니 걱정마라"


엄마만이 할 수 있는 토닥임의 언어들.

엄마가 싸주는 상추쌈 한 장에는 딸을 위한 위로가 한 쌈 가득 담겨있습니다.


입시생만큼이나 외롭고 힘든 길을 함께 가고 있는 우리에게 엄마가 있어 참 다행입니다.


오늘은 엄마 집에서 따온 상추랑 엄마가 싸준 밑반찬으로 저녁 한 상 차려서 일주일 만에 집에 돌아오는 딸아이에게 위로 가득 넣은 상추쌈 한 장 싸주며 토닥토닥 해주어야겠습니다.


한 주간 나도 엄마가 필요했듯, 아이들도 엄마의 토닥임이 필요했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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