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하지 마십시오

by 니콜

수능을 치루는 고3 부모라면, 6월 모의고사를 앞두고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을 겁니다.

수능출제기관인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6월 모의고사가 가지는 의미가 크고, 재수생, 반수생이 함께 치르는 시험인 만큼 등급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6월 모의고사부터가 진짜다" "6월 모의고사에서 현역은 1등급씩 떨어질 각오를 해라"라는 말들이 나오다보니, 한 등급 오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고, '제발 3월 모의고사 보다 떨어지지 않기를...' 기대해 보지만, '3월 모의고사가 가장 잘 본 점수다'라는 가설을 입증하듯이 아이들의 6월 모의고사 성적은 부모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다짐합니다.

'아이가 돌아오면, 무조건 꼭 안아줘야지'

결과에 상관없이 "고생했다. 애썼다. 잘 했다" 다독여줘야지.

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하교한 아이 입에서 "모의고사 완전 폭망했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부모들도 멘탈이 흔들립니다.

저녁 8시, 인강 사이트마다 올라오는 등급컷을 맞춰보며, 원하는 대학의 최저를 맞출 수 없게 되면 입 밖으로 꺼내지 말아야 할 "아~휴"라는 긴 한숨이 새어나옵니다.


강하게 마음 먹었던 오늘의 다짐은 사라지고,

어느 순간 아이를 탓하고 있는 우리를 발견합니다.


"고3이 매일같이 남의 인스타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그렇지"

"주말에 깨워도 안일어나고 늦잠 잘때부터 알아봤어"

"네가 뭐가 부족한지를 파악하고 공부를 해야지.. 분석이라도 좀 해봐라"


아이를 탓하기 시작하면 탓할거리가 한도 끝도 없이 쏟아져나옵니다.


하지만, 멈추어야 합니다. 지금은 아이를 탓하는 것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채찍이 아니라, 격려와 응원일테니까요.


지금 상황에서 수능 공부를 하기 싫어서 하지 않는 아이는 없습니다.

단지, '해도 안될 것 같으니까..' 의욕이 떨어지는 것이겠지요.


부모들도 마찬가집니다.

'아이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입시공부를 해야지'라고 마음 먹었었는데, 점점 목표치에서 멀어져만 가는 아이 성적에 입시공부를 하겠다는 의욕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우리도 이런데, 아이는 오죽할까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탓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이의 의욕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지 고민하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것 뿐입니다.


오늘은 틱낫한 작가의 <상추를 탓하지 말아요>라는 글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려 봅니다.


<상추를 탓하지 말아요> 틱낫한


상추를 심었는데 잘 자라지 않을 때, 우리는 상추를 탓하지 않습니다.

상추가 잘 자라지 않는 이유를 찾아봅니다.

거름이 필요할 수도 있고, 물이 더 필요할 수도 있고, 햇빛이 너무 강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상추를 탓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친구나 가족과 문제가 있을 때는 우리는 그 사람을 탓합니다.

우리가 그들을 잘 돌보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그들은 상추처럼 잘 자랄 것입니다.

탓하는 것은 결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없습니다.


탓하지 마십시오. 이유를 들어 따지지 마십시오. 주장하지 마십시오.

단지 이해하십시오.

만일 우리가 이해를 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사랑할 수 있고, 상황은 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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