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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at Fiction Nov 22. 2018

밤 냄새

너와 나만 아는 


너와 나만 아는 밤 냄새



익숙하지 않았던 냄새가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진다는 건

네가 내 옆에 있었기 때문에


달리는 차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던 너를 위해 

너와 나 

단둘이 있는 차 안으로

붉은 노을을 들여오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리길 몇 키로 


피곤했는지 네가 잠깐 눈을 감을 때면

마치 네 속으로 아름다운 노을이 

빨려들어가버린 것처럼 

어느 순간 너의 눈커풀 속에 

하늘을 물들였던 파스텔 색감들이 갇혀버리고 


너로 인해 캄캄해진 하늘을 보며 

홀로 이 시간이 오래가길 바라는 

내 소원들이 하늘에 별로 자리 잡아 

또 다시 우리의 차 안이 반짝임으로 가득찰 때 쯤

네가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면 

나는 그런 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는 

너는 어째서 

어두운 밤 하늘 떠있는 별보다도 

반짝이는지 그 이유를 찾고자 

너에게 손을 뻗으며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데 


너는 크게 숨을 마시며 

밤 냄새를 맡는다. 


이 시간 

이 순간

맡은 밤 냄새는 

익숙하지만 다른 날과는 다른 냄새 

내가 좋아하는 냄새 


나 또한 운전대를 부여잡은 채 

크게 숨을 들이 마신다. 

밤 9시 

너와 함께 있는 차 안에서 

나의 마음을 다 아는 듯한 

너를 항한 떨림을 담은 듯한 

이 밤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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