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만 아는
너와 나만 아는 밤 냄새
익숙하지 않았던 냄새가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진다는 건
네가 내 옆에 있었기 때문에
달리는 차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던 너를 위해
너와 나
단둘이 있는 차 안으로
붉은 노을을 들여오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리길 몇 키로
피곤했는지 네가 잠깐 눈을 감을 때면
마치 네 속으로 아름다운 노을이
빨려들어가버린 것처럼
어느 순간 너의 눈커풀 속에
하늘을 물들였던 파스텔 색감들이 갇혀버리고
너로 인해 캄캄해진 하늘을 보며
홀로 이 시간이 오래가길 바라는
내 소원들이 하늘에 별로 자리 잡아
또 다시 우리의 차 안이 반짝임으로 가득찰 때 쯤
네가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면
나는 그런 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는
너는 어째서
어두운 밤 하늘 떠있는 별보다도
반짝이는지 그 이유를 찾고자
너에게 손을 뻗으며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데
너는 크게 숨을 마시며
밤 냄새를 맡는다.
이 시간
이 순간
맡은 밤 냄새는
익숙하지만 다른 날과는 다른 냄새
내가 좋아하는 냄새
나 또한 운전대를 부여잡은 채
크게 숨을 들이 마신다.
밤 9시
너와 함께 있는 차 안에서
나의 마음을 다 아는 듯한
너를 항한 떨림을 담은 듯한
이 밤 냄새